"AI 버블만은 제발"…美 기술주 ETF에 6600억원 넣은 '불개미'
일주일 순매수 S&P500·나스닥100·전력기기 등 순유입 상위권
엔비디아 '깜짝 실적'에도 증시 '흔들'…금리 향방에 변동성 지속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지난 한 주 동안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나스닥 지수 및 기술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6600억 원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에 기술주 비중이 높은 지수들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매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분위기 반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엔비디아 호실적에도 기술주 고평가 우려가 쉽게 잦아들지 않으면서 당분간 개인 투자자들의 고심은 깊어지게 됐다.
23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14~20일 집계분) 동안 자금 유입이 가장 많은 종목은 TIGER 미국S&P500(2448억 원)으로 집계됐다. KODEX 미국나스닥100(1336억 원)이 그 뒤를 이었고, TIGER 미국나스닥100에도 981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해당 지수들은 기술주 비중이 높다. 나스닥100은 절반 이상이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100대 비금융 대형주를 포함한 지수다. S&P500 지수 또한 상위 5대 기업 모두 기술주로, 전체 종목 중 30% 이상이 기술 관련 종목이다.
집계 기간(미국 현지시각 기준 13일~19일) 나스닥100과 S&P500 지수는 3.44%, 3.05% 내렸으나 국내 투자자들은 하락장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활용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미국 주요 지수 ETF를 대거 사들였으며 ACE 미국대형성장주액티브(1061억 원),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781억 원) 등 관련 종목도 샀다. 국내 전력기기·반도체주를 담은 ETF도 동반 매수했다.
지수 조정은 사상 최고가 직후 불거진 고평가 논란과 AI 버블 우려에서 비롯됐다. 연방준비제도의 잇따른 매파적(긴축적) 발언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며 고성장 기술주의 할인율이 높아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유명 투자들이 기술주를 매도하거나 보유분을 축소한 사실이 알려지며 불안심리도 확산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AI 대장주인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꾸준히 주식을 사모았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고성능 GPU가 모두 '완판'됐단 소식과 함꼐 사상 최대 매출액을 알렸다. 하지만 뉴욕증시는 장 초반 '반짝 강세'에 그쳤고, 엔비디아의 매출채권 급증에 시장이 우려를 제기하며 하락 마감했다.
시장에서 AI 수익성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변동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각종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미뤄지고 연준의 정책 방향성도 불투명해지면서 당분간은 '깜깜이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보 부족 속에 시장이 방향성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며 "ADP 고용, ISM 등 민간 지표가 보여주는 고용 둔화·낮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하면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FOMC 전까지는 연준 관련 불확실성이 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반복적으로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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