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뒤처진 K-조선, 트럼프 구애에 '우뚝'[MAGA發 K-스톡랠리]④
한미 조선 협력, 해군 함정 건조까지 확대…"핵잠 건조 승인"
"미국 중심 전략산업 밸류체인 편입…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미국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한다."
지난해 11월 당선 후 한미 정상 간 첫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조선업'을 콕 집어 언급했다. 중국의 추격에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K-조선'에 기회의 문이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기조가 조선·해군력으로 확장되면서 한국 조선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해양력 확장을 막기 위해 조선·해군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자국 조선소만으로는 필요한 물량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기술력과 생산 인프라를 갖춘 한국 조선업에 시선이 돌아가면서 한국 기업들이 'MAGA 동맹'의 또 다른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KRX K조선 TOP10 지수'는 최근 한 달간 14% 올랐다. 같은기간 코스피 상승률(12.6%)보다 1.4%포인트(p) 더 높다.
지난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발표한 '팩트시트'에 한미 조선 협력이 해군 함정 건조 협력으로 확대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조선업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해군력 증강은 단순한 '함정 발주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군수지원함, 수송선, 상륙함, 정비조선 등 해군·해병 전력 전반이 대상이다. 14일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도 승인했다.
선체 제작만이 아니라 전투체계, 레이더·센서, 통신장비, 추진·전력 시스템까지 밸류체인이 길게 이어져 있어 방산·원전·전력기기 산업에도 동시에 기회가 열린다.
한국 기업들이 이미 액화천가스(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군함·잠수함, 발전용 터빈까지 세계 상위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미국에서 주목하는 지점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기술·군사력 패권 갈등이 심화되면 반도체와 방산·조선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조선업의 경우 중국을 제외하면 타국 대비 기술력 격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조선업종 수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KRX K조선 TOP10 지수는 올해 들어 141% 넘게 급등했고, 'SOL 조선TOP3플러스'는 순자산(AUM)이 2조 원을 넘기면서 테마형 ETF 중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선·방산 호황이 과거 '차·화·정'처럼 특정 국가 성장에 기대던 사이클과는 다르다고 진단한다. 미국 중심 전략산업 밸류체인 편입이라는 구조적 흐름으로 보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방산·원전 등은 이미 글로벌 밸류체인 전반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입증된 분야"라며 "미국 시장 진출은 향후 다른 국가로의 확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들의 경쟁력만으로는 성장 기회를 온전히 흡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 완화, 보조금 지급, 세제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전략 산업 육성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기업들은 미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현지 인건비 부담과 공공자금이 결합한 사업 특성상 수익성이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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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가(MAGA)'의 꿈이 K-증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기술 경쟁력과 생산 인프라를 갖춘 한국 기업이 미국의 'MAGA 파트너'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MAGA발(發) 증시 호황의 기회와 위기를 조명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