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발행어음이 여는 100조 '모험자본'…증권사 역할 커진다
NH는 IMA, 삼성·하나·메리츠·신한 발행어음 인가 대기 중
증권사 자기자본 300%까지 활용…성장·기술 기반 기업에 투자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증권업계가 '모험자본 시대'의 핵심 플레이어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006800)과 한국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1호 사업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졌고, 키움증권(039490)이 국내 5호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사업자가 될 채비를 마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중심 기업금융 자금 공급력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습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005940)은 IMA 사업자 지정을 위해 현장 실사를 준비 중이고, 삼성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 역시 발행어음 인가를 위한 심사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금융 구조가 연내 대전환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모아 기업대출·회사채·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투자해 원금 보장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 조달할 수 있어 시장에서는 사실상 '예금의 대체재이자 기업금융 파이프라인'으로 보고 있다.
발행어음 역시 자기자본의 2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 IMA와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를 고려했을 때 연내 100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기업금융·모험자본에 풀릴 수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IMA 운용자산의 70% 이상을 기업금융 자산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발행어음 조달액의 25% 이상을 모험자본에 의무적으로 투입하도록 규제를 강화하면서 조달된 자금 상당수가 실제 성장 기업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개인투자자에게도 변화는 크다. 기존에는 손실 가능성이 높고 진입 장벽이 있어 접근하기 어려웠던 모험자본 투자를 IMA·발행어음 구조를 통해 '원금 보장 기반'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원금과 약정 수익을 보전해 주는 만큼 예금과 유사한 안정성 속에서 기업금융 수익률을 공유할 수 있다. 물론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가 부실화될 경우 투자 손실 가능성이 존재한다.
증권사의 모험자본은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 등 AI 기반 산업과 함께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중심이던 증권사 자금 흐름이 성장·기술 기반 산업으로 이동하는 것은 국내 자본시장 체질을 바꾸는 결정적 변화"라며 "금리 인하 국면과 초대형 IB의 조달 능력 확대가 맞물리면서 한국 자본시장이 본격적인 '모험자본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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