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공급망 재편…"韓 없이 '트럼프 꿈' 어렵다"[MAGA發 K-스톡랠리]①
MAGA에 코스피는 '수요+동맹' 랠리…연초 이후 71.14% 급등
미-중 갈등 장기화 가능성…"반도체·조선·원전·전력기기 수혜"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유세 내내 외쳤던 '마가(MAGA)'는 제조업과 핵심 기술 주도권을 되찾아 미국의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목표에서 출발했다.
실행 과정에서 중국은 견제와 배척의 대상이 됐고, 글로벌 공급망 구조도 재편이 불가피했다. 대신 믿을 수 있으면서도 기술 경쟁력과 생산 인프라를 갖춘 한국이 미국의 'MAGA 파트너'로 부각됐다.
미국의 선택은 한국 주식 시장을 뒤흔들었다. 'MAGA'로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반도체·조선·원전·전력기기주(株)가 급등하면서 코스피 랠리가 이어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올해 초 2399.49포인트에서 지난 10일 4106.39포인트로 71.14% 올랐다. 지난 4일에는 장중 4226.75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수익률은 글로벌 주요 국가 중 1위 수준이다. 미국 S&P500(16.17%)이나 중국 선전지수(27.52%), 일본 닛케이225(27.79%) 등을 압도한다.
코스피 랠리를 주도한 업종은 반도체를 비롯해 조선과 방산, 원자력, 전력기기 등이다. 연초 이후 KRX반도체지수가 109.56%, 코스피 200 중공업 지수는 161.68% 올랐다.
특히 '국민주'인 삼성전자(005930)(93.82%)를 비롯해 SK하이닉스(000660)(261.57%), 효성중공업(298040)(466.79%), 두산에너빌리티(034020)(333.00%), 한화오션(042660)(234.92%) 등의 상승률이 가팔랐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수요+동맹'이 만든 랠리로 분석했다. 지난 2018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의 갈등이 본격화했고, 이후 기술·안보·공급망 전반으로 분쟁이 확산됐다.
특히 'MAGA'를 내세워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을 철저히 견제하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했다. 'MAGA'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과 기술 패권 유지'이며, 중국은 막아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대신 기술과 부품을 공급하는 동맹으로 한국을 택했다. 중국으로 가야 할 주문이 한국으로 대체된 셈이다. 인공지능(AI) 메가트렌드에 한국 반도체와 원자력, 전력기기 업종이, 미국 방산 강화에 한국 조선사가 올라탔다.
이종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MAGA 시대'의 미국 공급망 재편에 핵심 파트너로서 한국 기업은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중국 대체재로서의 기회는 국내 산업에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MAGA' 수혜주로 자금 이동이 나타났다. 과거 '차·화·정' 랠리가 중국 수요 확대의 낙수효과였다면, 이번에는 미국 중심의 기술·안보 연계 공급망 편입에 따른 수혜 성격이 짙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차·화·정 장세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코스피 레벨업이 나타났다"며 "현재 미국 중심주의는 교역망 통합이 아닌 교역망이 분절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관건은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체제가 어디까지 이어지느냐다. 미-중 관계가 개선될 경우,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상호 관세 부과 유예를 1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분쟁 국면은 구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 갈등이 '일시적 압박'이 아니라 기술·안보 주도권을 둘러싼 대항 구도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무역·기술·안보를 둘러싼 힘의 균형 문제인 만큼, 공급망 재편은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 정부는 자국 AI 데이터센터에 미국 칩 사용을 금지했고, 미국 정부도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무역 갈등을 넘어 안보 갈등 혹은 패권 갈등으로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갈등이 일시 봉합됐지만 지속 가능성은 불확실하며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이 잠재해 있고, AI 패권 주도권 경쟁이 앞으로도 수년간 진행될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 내 'MAGA' 기조는 트럼프 임기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정책 방향"이라고 판단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지속될 것 가능성이 크다. 이종현 센터장은 "공급망 재편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최소 10년 이상 지속될 거대한 자본지출 사이클"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미국 MAGA 수혜주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어느 깊이까지 미국 공급망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수혜의 지속성과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응 속도가 느리면 수혜는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는 AI 투자 효과로 미국 중심의 견조한 확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AI 및 미국 전략산업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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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가(MAGA)'의 꿈이 K-증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기술 경쟁력과 생산 인프라를 갖춘 한국 기업이 미국의 'MAGA 파트너'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MAGA발(發) 증시 호황의 기회와 위기를 조명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