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저가수임 경쟁 지적…"회계 감사품질 우선해야"

"품질 저해 우려되는 회계법인 관리 감독·제재 강화"
간담회 이후 회계의 날 기념식…82점 포상·표창 수여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2025.10.30/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31일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해 보수 인하 경쟁을 자제할 것을 업계에 당부했다. 감사 품질을 우선시할 수 있도록 당국도 관리·감독과 제재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회계 감리 조치대상자의 방어권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회계의 날 기념식에서 "지나친 저가수임 경쟁은 감사 투입 인력과 시간의 감소로 이어져 감사품질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회계업계는 회계 투명성을 담보하는 최전선의 전문가로서 신뢰할 만한 회계정보가 생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기업계에는 "회계에 투입되는 자원을 비용이 아닌 중장기적 투자의 관점으로 바라봐 달라"며 "투명하고 정확한 재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높이고 투자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회계의 날 기념식에 앞서 회계업계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금융위는 감사인이 합리적 사유 없이 감사 시간을 과소 투입하는 경우 감사인 감리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감사 투입시간이 표준감사 시간보다 현저히 적거나 과거 투입시간보다 많이 감소한 경우에 해당한다.

감사인 선임은 감사보수보다 품질에 따라 객관적·독립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감사인 지정 방식에서 감사인별 품질 평가 결과 반영 비중을 대폭 높일 예정이다.

감사인이 합리적 사유 없이 감사 시간을 과소 투입하는 등 감사품질이 저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 감사인감리 실시를 검토하는 등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한다.

외부감사법상 등록 요건 유지 의무 위반 등 감사품질 관리가 부실한 회계법인 제재도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현재 운영 중인 태스크포스(TF)에서 세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회계업계, 기업계, 학계 등 의견을 수렴해 연내 발표한다.

아울러 최근 발표한 '회계부정 제재 강화방안'과 관련해선 조치대상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개선도 진행한다.

제재조치 사전통지, 감리위원회 운영 과정 등 각 단계에서 방어권을 강화하기 위한 절차를 보강하고, 회사·감사인과 금감원 간 의견청취절차 등을 보완을 검토한다.

금융위는 해당 제도 개선을 위해 연내 금융감독원과 회계업계, 기업, 학계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

간담회 자리에서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공인회계사 수급정책과 함께 회계기본법 제정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올해 정부 포상 대상은 황조 근정훈장 1점(주인기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산업포장 1점(김우현 SK하이닉스[000660] 부사장), 대통령 표창 3점(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 등), 국무총리 표창 4점(김은순 금융감독원 국장 등) 등을 비롯해 총 82점의 포상·표창이 수여됐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