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M&A 앞두고 '농협 역할론' 부상…"공익·경제성 확보"

국산 농축산물 유통망 확대…'사업 시너지' 충분
'농협+홈플러스' 합병 시 매출 10조·유통 2위 공룡 탄생

인천 계양구 홈플러스 계산점의 모습.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홈플러스 매각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감을 앞두고 '농협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하나로마트와 홈플러스의 사업 시너지가 클 뿐 아니라, 국산 농축산물 온라인 유통망 확대 등 정책적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유통업계에서도 농협의 구원투수 등판을 바라는 눈치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은 이달 말로 일주일도 안 남았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제출 마감은 11월 10일로 예정돼 있다.

현재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물밑 협상이 한창이지만, 업계와 정치권 등에서는 농협경제지주의 등판을 기대하는 눈치다.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가 단순한 기업 간 M&A를 넘어 공익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이 홈플러스 인수 시 통합 매출은 10조 원을 넘어 유통업계 2위에 오르게 된다. 또 통합 구매를 통한 식자재·물류 단가 절감, 관리·지원 부서 통합으로 인한 고정비 축소 등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홈플러스 점포의 67% 이상이 수도권 및 광역시에 집중된 반면, 농협하나로마트는 지방 거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입지 상호보완성이 높다. 홈플러스의 20~40대 고객층이 농협의 고령층 중심 고객구조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홈플러스의 농·축협 직접 공급 비중은 18% 수준에 불과하지만, 농협이 공급망을 통합하면 대규모 직거래 생태계 구축도 가능하다.

온라인 시너지 역시 주목된다. 홈플러스는 월간활성이용자(MAU) 530만 명, 연간 온라인 식품 매출 1조 3000억 원을 기록 중이다. 농협의 산지 공급망과 결합하면 국산 농축산물의 온라인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정치권에서도 농협의 역할론을 꺼내 들었다. 지난 24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옥주 의원은 "홈플러스는 가락시장 거래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연간 1조 8800억 원 규모의 국산 농축산물 판매처로, 5만여 농어가가 홈플러스에 납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협과 홈플러스의 거래액만 4072억 원에 달하며, 농협유통의 연간 적자 500억~600억 원보다 훨씬 큰 실익이 있다"며 "단순히 돈이 없다는 이유로 인수를 외면하는 것은 현황 파악이 부족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어기구 농해수위 위원장도 "홈플러스 청산 시 소상공인과 협력업체를 포함해 30만 명이 길바닥에 나앉게 된다"며 "농협이 공익적 관점에서 인수를 검토해 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홈플러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지만 농협도 여력이 부족하다"며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답해 선을 그었다.

IB업계에서는 농협의 깜짝 등판을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 시) 중간 유통단계 축소로 유통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고, 농가 소득 안정과 지역경제 순환, 물가 안정이라는 공공적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며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