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진짜성장' 위해 주주·기업 동반 성장 필요…오천피 충분히 간다"(종합2보)
[NIF2025]"오천피 충분히 가능"…자본시장向 머니무브에 증권업계 '낙관'
"배당소득 분리과세로도 오천피 충분…'모험자본' 증권사 역할 필요"
- 박승희 기자, 김도엽 기자,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김도엽 정지윤 기자 =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자본 이동)이 이어지며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기술혁신 사이클과 완화적 유동성으로 자산시장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한국 증시의 '진짜 성장'을 위해서는 주주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자본시장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있었다.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2025 뉴스1 투자포럼(NIF2025)'에는 국회 및 금융당국관계자, 증권사·자산운용사 사장단, 학계·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영섭 뉴스1 대표이사는 이재명 정부의 '코스피 5000' 목표와 관련해 "진짜 성장의 화두를 던졌다"며 "양적 팽창을 넘어 지속 가능한 신뢰와 가치 중심의 시장으로 한단계 더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눈 뜨고 코 베이는 자본시장 행태들을 막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만들기 위해서는 핵심적인 출발점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있다"고 짚었다.
기조연설에 나선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도 "소액주주의 1주와 대주주의 1주가 비슷한 평가를 받도록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엄밀히 따지면 국내 증시에 투자한 소액주주의 주식만 저평가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이하인 종목은 비상장주식처럼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반영해 세금을 매겨 일종의 '페널티'를 부과,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최대 주주가 상속·증여세를 낮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 저평가를 유도하는 것을 해소해야한다는 제언도 했다.
이외에도 모회사 주주에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 중복상장 해소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도입하는 등 '오천피' 달성을 위한 과제를 선결해야 한다고 했다.
패널 토론에 참여한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주주충실의무, 독립이사제 등 제도가 형식에 그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법·판례를 통해 규범적인 제재를 실질적 책임으로 이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자본시장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기업의 성장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反) 시장 정책으로는 기업 활력을 억누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1본부장은 "기업이 실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들도 고민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주주 이익 보호 중심과 규제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어 기업 실질 성장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 오랜 시간 논의된 사례가 있으니 그런 부분도 참고해 균형적인 논의가 진행됐으면 한다"며 "기업의 성장력도 제고하며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모색되면 우리나라 시장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경 NH투자증권 리테일사업총괄부문 부사장은 "코스피 5000포인트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현장에선 고액 자산가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2022년 19조 원 수준이었던 일평균 거래 대금은 이달 28조 원으로 크게 늘었다. 퇴직연금도 지난 2024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8개월간 1조 원 이상이 은행·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실물 이전되며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어 "현재 추진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만으로 주식 시장은 상승 여력이 있다"며 "대만 증시는 2012~2018년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발표된 2018년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과 투자의 선순환으로 실제 기업 가치까지 성장한다면 증시 상승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모험자본 활성화를 통해 기업을 육성하고, 기업 성장이 맞물리면 국내 증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업금융(IB) 전문성을 갖춘 증권사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의 대형사들이 종합투자계좌(IMA)를 통해 모험자본 투자에 나선다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으리란 것이다. IMA의 조달 자금 25%는 모험 자본에 투자돼야 한다.
머니무브 확산에 맞춰 증권사들의 투자 플랫폼 혁신도 빨라지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워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 기회를 넓히려는 시도다. 토스증권은 AI를 통해 어닝콜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가 등락 요인을 설명한다.
고동완 토스증권 제품 총괄은 "AI를 통해 고객이 조금 더 똑똑하게 투자하고 기관투자자들과 차별되지 않는 공정한 상태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투자 플랫폼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국내 머니 무브가 글로벌 투자로 확장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사업본부 글로벌신사업부 상무는 "부동산을 비롯한 '국내 가계 비금융 자산'이 '글로벌 자산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민들의) 자산 내 금융자산 구성이 꾸준히 커지고 있고, 보험·연금 위주로 낮았던 수익률 제고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내 가계자산이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로 높은 수익률을 찾아 나가는 흐름으로 큰 변화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거시경제 전망도 우호적이다. 중성장·중물가 국면에서 기술·유동성이 주도하는 자산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제는 3%대 성장과 4% 안팎의 물가 흐름을 이어가며 중성장·중물가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며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혁신 사이클이 이어지는 가운데 완화적 유동성이 자산시장 랠리를 지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인구 구조 악화와 기술 경쟁력 저하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진 상황이지만, '생산적 금융'과 신성장 산업 육성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다"며 "AI·반도체·로봇 등 기술 무기화 전략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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