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오르자 공매도 잔고도 '연중 최고'…"반도체株에 쏠렸다"

10일 코스피 공매도 잔액 11.9억원…공매도 거래금액 1.3억원
대차거래 잔고 106조원…SK하이닉스·삼성전자에 잔고 쌓여있어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코스피가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자 공매도 잔액과 대차거래 잔고가 동시에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가 집중되면서 '상승에 대한 헤지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공매도 잔액은 약 11조 9671억 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가 재개된 3월 이후 3~4조 원 수준이던 공매도 잔액은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시작하자 급증했다. 불과 6개월 만에 공매도 잔액은 두 배 이상 늘었다.

실제 공매도도 크게 늘었다. 지난 9월 코스피 일평균 공매도 거래금액은 6589억 원이었지만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던 지난 10일에는 1조 2867억 원으로 급증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반도체 부품 기업에 공매도 거래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과 외국인이 상승분을 헤지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기준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신고가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1773억 원), 삼성전자(951억 원)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업종 기대감이 단기적으로 주가에 반영되면서, 자연스럽게 헤지 포지션 구축 수요가 따라붙고 있다"며 "공매도 잔액 증가 자체가 '하락 베팅'이라기보다는 과열 구간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의 움직임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차거래 잔고 역시 14일 기준 105조 9847억 원을 기록하며 3월 31일(65조 7719억 원)과 비교해 61.1% 늘었다. 지난 10일에는 연중 최고치인 106조 9117억 원을 기록했다.

대차잔고는 공매도 투입 전 주식을 미리 빌려놓는 사전 수요 지표로, 이 수치가 증가한다는 것은 "언제든 공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시장 신호로 읽힌다.

대차잔고가 가장 많이 쌓여있는 종목은 SK하이닉스(10조 351억 원)와 삼성전자(8조 7307억 원)다. 이어 한미반도체(042700)(1조 8684억 원)는 6번째로 많은 잔액이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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