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폭락, 오히려 좋아"…레버리지 '순매수 톱3' 싹쓸이[서학망원경]

서학개미, 하루에만 SOXL 1611억 원 순매수
"하락 길어지거나 상승 추세 꺾이지는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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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트럼프 한마디에 미 증시가 흔들리자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들은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을 쓸어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2배 또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이 순매수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관세 충격에 흔들리자…2·3배 레버리지 폭풍매수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10일 SOXL을 1억 1237만 달러(약 1611억 원) 순매수했다.

SOXL은 'ICE 반도체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수가 1배 오를 때 3배 오르고 반대로 지수가 1배 내릴 때 3배 내린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표적인 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다.

SOXL 외에도 레버리지 상품이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권을 대거 차지했다.

이더리움 선물지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인 'ETHU'는 2931만 달러(약 420억 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이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일일 수익률을 2배 따르는 상품인 'MSTU'가 2440만 달러(약 350억 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美 3대지수 급락…"하락 장기화는 아냐"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자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고 투자에 뛰어든 투자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미 증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SNS를 통해 다음 달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자 고꾸라졌다.

당시 나스닥 지수는 3.56% 급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 지수는 각각 2.71%, 1.90% 하락했다.

이날 특징적인 종목은 'KORU'(디렉시온 데일리 한국 불 3배)다. 한국 시장에 투자하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인 KORU는 1091만 달러(약 156억 원) 순매수를 보이며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증시 전문가는 생각보다 트럼프발 미국 관세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008670) 연구원은 "비록 주식시장이 실적과 유동성으로 동시에 무장했지만 4월 이후 랠리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기술적 부담은 한번도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에 트럼프의 관세 협박은 시장이 하락할 좋은 구실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실적 개선은 자유무역이 아니라 인공지능(AI) 설비투자(CAPEX)가 주도하고 있고 4월 관세 시행 이후 AI CAPEX는 오히려 상향 조정됐으며 관세 타격은 이익에서 비중이 크지 않은 소비재에 집중되고 있다"며 "하락이 길어지거나 상승 추세가 부러질 요소로 간주할 이유는 아직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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