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전자·44만닉스?"…불붙은 반도체 이어질까[추석 후 증시]

9월 들어 삼전 27.9%·SK하닉 48.4% 올라…코스피 '주도주'
"AI 수요 폭증과 HBM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주가 끌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코스피가 최고가를 기록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코스피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전날보다 93.38(2.70%) 포인트 오른 3549.21로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8.91(1.05%)포인트 오른 854.25에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오픈AI 협업 소식이 반도체주 랠리를 이끌었다. 2025.10.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추석 이후 증시의 중심에는 단연 반도체주가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나란히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코스피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11만전자', '44만닉스'라는 증권가의 기대 섞인 별칭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들어 삼성전자는 27.9%, SK하이닉스는 48.4% 주가가 급등하며 코스피 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밀어올렸다.

외국인이 랠리를 이끌었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를 7조 4071억원, SK하이닉스를 1조 9215억 원 순매수 했다. 외국인은 1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순매수세다.

이번 반도체 업사이클은 과거 단순한 경기 순환적 호황과 다르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인공지능(AI) 수요 폭증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시장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4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갖췄다. 차세대 제품 수요를 선제적으로 선점하며 'AI 메모리 강자' 입지를 굳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제품이 엔비디아 검증을 통과하며 출하 확대가 가시화됐다. 파운드리(위탁생산)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부도 회복세를 보여 실적 개선 기대가 한층 커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9% 증가한 9조 8164억 원, SK하이닉스는 53.7% 증가한 10조 8016억 원으로 추산된다.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3개월 만에 '10조 클럽' 복귀다.

SK하이닉스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0조 원 돌파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11조 원대 실적 전망도 나온다.

오픈AI와의 협력 소식은 투자심리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픈AI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 메모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HBM 수요는 웨이퍼 기준 월 90만장 이상으로, 이는 현재 전 세계 D램 생산능력의 두 배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이 수요를 양분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11만 원, SK하이닉스가 44만 원 선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메모리 가격 반등,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 증가가 이어지면서 연말까지도 봄바람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AI 수요 확대와 D램 출하 증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 역시 HBM과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을 통해 업황 개선의 수혜를 본격적으로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