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달러 넘보는 금값에…개미들도 '골드러시'

美 '셧다운' 이후 4000달러 육박…금ETF 유입도 증가
"금리인하에 각국 금보유량 증가…금 가격, 우상향 할 것"

지난해 8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2024.8.2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개인투자자들의 '골드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4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1주일간 개인투자자는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 ETF 상품을 각각 1335억 원, 85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두 상품은 6번째, 15번째로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됐다. 수익률은 7.94%, 7.83%에 달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KRX금시장 일평균 거래량은 약 821㎏으로, 올해 일평균 거래량인 약 366㎏을 2배 이상 상회하며 급증했다.

최근 국제 금 가격은 1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할 기세다.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랠리가 기대되며 금값 상승을 뒷받침했다. 금은 보유해도 이자수익이 붙지 않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곧 기회비용이다.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 금 보유 가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구조적으로는 러-우전쟁, 가자지구 충돌 등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탈달러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금 매수 규모를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2019년 연평균 130톤에 불과했던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 순증 규모는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연평균 260톤으로 확대됐다"며 "상반기 중 210톤으로 소폭 둔화했지만 여전히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유럽권을 중심으로 금 ETF 자금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도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경기 불안과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각종 위험을 해지할 수 있는 ETF를 통한 금 매수를 부추겼다는 논리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가 금값을 끌어올렸다.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며 1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12월물이 온스당 3897.5달러로 마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물 가격도 3922.70달러까지 올라, 연초 대비 50% 가까이 올랐다.

'김치프리미엄'도 상당하다. 국내 시장에서 금 투자 수요가 몰리고,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나타난 일시 현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KRX금시장 일평균 가격은 1kg 종목 기준 16만9227원/g(종가)으로 국제 금 가격(16만3726원/g) 보다 높게 형성됐다.

거래소는 "최근 국제가격과 괴리는 실물 금지금을 기초로 거래하는 KRX금시장의 특성상 투자수요가 일시적으로 실물 금지금의 공급량보다 높아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투자 유의를 당부했다.

증권가에선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충분히 선반영된 만큼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동력은 제한적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우상향 흐름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중국, 터키 중앙은행은 탈달러화 움직임의 일환으로 금 매입을 이어갈 것"이라며 "여타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보유 자산 다변화 차원에서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역분쟁 외에도 각 지역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기적으로 불거지고 있고, 금 채굴 비용도 지속적으로 상승해 금 공급량은 구조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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