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흔들린 코스피…"최고가 랠리, 한-미 협상에 달렸다"
'달러·원 환율 급등→외국인 이탈→증시 하락'…환율 안정돼야
증권가 "한-미 협상 타결 기대…환율 1300원대로 안정될 것"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출렁이면서 코스피도 흔들리고 있다. 달러 가격에 따라 외국인들의 투자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에는 '환율 급등→외국인 이탈→지수 하락'이라는 인식이 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10원을 넘으면서 '환율 포비아'가 다시 확산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달러 강세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코스피 랠리도 재개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달러·원 환율은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거래일보다 0.3원 오른 1403.2원을 나타냈다. 1400원을 웃도는 환율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증시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수 흐름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달러 가치가 내리면 비달러 자산 선호로 이어져 신흥국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나타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달러 강세면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올해 달러·원 환율이 1487원을 넘으며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4월 9일 코스피는 장중 2284.72로 연중 저점을 경신했다. 이후 환율이 안정되면서 코스피도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6일에도 달러·원 환율이 다시 1410원을 넘자 코스피는 2.45% 하락했다. 당시 외국인은 5707억 원을 팔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 오천피(코스피 5000)로 가기 위해서는 환율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문제는 환율 안정을 위해 넘어야 할 벽이 많다는 점이다. 최근 환율의 급등 원인은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와 한-미 투자 패키지 협상 불안감이 한몫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협상과 관련해 한국에 3500억 달러(약 490조 원)를 선불로 요구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외화보유액(8월 말 기준 4163억 달러)의 84%에 달하는 규모다.
사실상 3500억 달러를 주면 한국에 경제위기가 닥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이를 막기 위해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청했지만 협상이 차질을 빚으면서 원화 약세 환경이 만들어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결국 협상이 타결되고 환율도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 미국이 절충점을 찾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달러 강세가 꺾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지만, 장기화 혹은 금융시장에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며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등을 고려하면 추가 강세폭은 제한적이거나 10월 초를 지나면서 다시 약보합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미 투자 패키지 협상은 궁극적으로 타결 가능성이 높다"며 "협상 타결 시 1300원 중후반대로 회귀하는 흐름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좀 더 길게 보면 약달러와 맞물린 달러·원 환율의 하향 안정화를 예상한다"며 "미 금리인하와 연준발 유동성 개선 조치가 예정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환 딜 합의 발표로 단기 심리 안전판을 확보했다"며 "현 레벨에서 유의미한 환율 상승은 쉽지 않다"고 봤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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