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환율 급등…외인·기관 1조 순매도 '검은 금요일' 재현

대미 투자 압박에 환율 1410원↑…외인 수급 부정 영향
'세제 개편' 8·1 이후 최대 낙폭…장 중 3% 가까이 하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투자금 압박을 비롯한 대외 악재에 코스피가 지난 8월 1일 '검은 금요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장 중 1조 원 이상 코스피를 순매도하며 낙폭이 가팔랐다.

26일 오후 1시 47분 코스피는 전일 대비 95.42p(-2.75%) 하락한 3375.69를 가리키고 있다.

개인은 1조 436억 원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4886억 원, 외국인은 6030억 원 각각 순매도하며 총 1조 916억 원 팔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98% 하락한 3367.71까지 터치했다. 장 중 낙폭 기준으로 지난 8월 1일 이후 최대치다.

지난 8월 1일 코스피는 장 중 3.93%까지 낙폭을 확대한 바 있다. 직전 거래일 주식 양도소득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10억 원으로 하향하는 정부안이 발표된 데 따른 것이었다.

이날은 대외 악재가 겹치며 코스피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업종 전반에 매도 물량이 나오며 낙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금 3500억 달러가 선불이라고 강조한 데다 다음 달부터 미국 밖에서 제조한 의약품에 100% 품목 관세를 예고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상승하며 달러·원 환율은 1410원을 돌파했고, 원화 약세로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환경도 조성됐다.

간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점도 약세 압력을 자극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가 3.8%로 상향됐고, 카고 연은 총재도 "너무 많은 선제적 인하는 조금 불안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전부 내리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000660) -5.75%, 삼성전자(005930) -3.83% 반도체주 하락이 가팔랐다.

이외에 HD현대중공업(329180) -3.66%, LG에너지솔루션(373220) -3.04%, 삼성전자우(005935) -2.82%,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1.96%,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1.62%, KB금융(05560) -1.62%, 현대차(005380) -1.38%, 셀트리온(068270) -0.22% 등은 하락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