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지분 줄이는 알리페이…"오버행 리스크" vs "저가매수 기회"

각종 악재에 EB 발행 겹치며 하루 10% 급락…수급 부담 우려 커져
"차이나 리스크 해소, 오히려 호재"…증권가는 "리스크 있다" 신중론

카카오페이 CI ⓒ News1 정은지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최근 카카오페이 급락을 두고 시장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2대 주주 알리페이발(發) 전환사채(EB)로 인한 오버행(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 리스크를 우려하는 시선이 있는 반면, 일각에선 이번 기회를 '저점 매수' 기회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전날 500원(0.96%) 내린 5만 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페이는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 지난 6월 25일 장 중 고점(11만 4000원) 대비 54.82% 내렸다. 지난 3일에는 하루 만에 10.03% 하락했다.

이틀 전 급락 사태는 알리페이가 보유 중인 카카오페이 보통주 1144만 5638주(지분 8.47%)를 대상으로 해외 EB를 발행한다는 공시 영향이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알리페이는 보유 지분 3.58%(483만 681주)를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EB 발행한 바 있는데, 초단기 EB로 사실상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과 다름없단 지적이 있었다.

시장에서는 알리페이가 발행한 EB가 대량 장내 매도로 이어지며 수급 불안을 부추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오버행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3일 기관은 118억 원, 외국인은 799억 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우려라는 반론도 나온다. 알리페이의 카카오페이 지분 축소가 실제로 이뤄지더라도, 이는 사업성에 대한 불신이나 파트너십 종료에 따른 것이 아니라 중국 빅테크들의 자본 재배치 성격이라는 판단이다.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차이나 머니' 우려를 잠재울 수 있어, 오히려 호재라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카카오 그룹주에 유입된 중국 자본으로 인한 부정적 인식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관련 우려를 지우기 위해 지난해부터 홈페이지에 국적별 주주 분포도를 공개하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상장 이후 계속 제기된 차이나 리스크·오버행 우려가 해소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3일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하는 동안 개인 투자자는 91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당장 카카오페이 매수를 권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지속적으로 풀리는 신호를 준 만큼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그간 스테이블코인 수혜 기대로 주가가 펀더멘털 대비 크게 높아진 만큼 조정 폭도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리레이팅 구간에서 2대주주의 반복적 지분 출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연말까지 수급 부담이 잔존한다"며 "최근 불거진 거버넌스 리스크는 스테이블 코인을 비롯해 금융 관련 신사업 확장 과정 속 예측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주가 반등은 결국 꾸준한 이익 확대를 통해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데 달려 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글로벌 결제사 대비 낮은 유저당 매출 기여도를 카카오페이가 앞으로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결제뿐만 아니라 증권·보험·대출중개·광고·카드 등 다양한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률을 빠르게 높이고 있는 만큼,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