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박스피에 코스피 거래대금 48% '뚝'…대기자금만 쌓인다
코스피 거래대금, 지난달 말 대비 48% 감소…전체 34% 줄어
RP 매도잔고 100조원·MMF 232조원 육박…"당분간 박스권"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8월 들어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르면서 코스피 거래대금이 지난달 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망심리가 커지며 증시 대기성 자금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달 말(7월 31일) 21조 5232억 원에서 전날 14조 463억 원으로 7조 4769억 원(34.73%) 줄었다. 코스피만 따지면 16조 4556억 원에서 8조 5397억 원으로 48.10% 급감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5조 5693억 원(47.96%) 줄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무르자 투자심리도 가라앉은 모습이다. 코스피는 지난 7월 31일 장 중 3288.26까지 치솟으며 3300선 고지를 눈앞에 뒀으나, 이달 들어 조정을 거듭하며 3200선 안팎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가 급락한 건 지난달 31일 발표된 정부의 세제 개편안 영향이 컸다.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하향하겠단 정부안 때문이다. '큰손' 대주주들이 세금 회피를 위해 연말 증시에서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것이다.
결국 세제 개편안 발표 다음 거래일인 지난 1일 코스피는 3.88% 급락했고, 그 뒤 3110~3220선 사이에서 등락을 지속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등 방향도 불확실해 시장의 경계 심리는 더욱 커졌다.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자 환매조건부채권(RP),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증시 대기성 자금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기준 RP 매도잔고와 MMF 잔액은 99조 7106억 원, 231조 7875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에 근접했다.
증권가는 당분간 뚜렷한 반등은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대선 전후 급등에 따른 속도 조절 국면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추세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단언하는 건 이르다고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제 개편안 불확실성의 장기화, 관세 불확실성 확대 등 대내외 부담 요인이 증시 발목을 붙잡고 있다"면서도 "연준의 9월 인하 기대감, 국내 주력 업종들의 3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 등 재료가 훼손되지 않아 하락·고점 인식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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