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이후의 세상 걱정" 전고점 코앞에 두고 '털썩'…코스피 3%대 급락
전고점 0.8% 남기고 하루 만에 3%대 급락 전환…외인·기관 1.4조원 순매도
"고율관세 우려·세제개편 실망에 투심 위축…급락하면 저가매수 유효"
- 박승희 기자, 한유주 기자,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한유주 문혜원 기자 = 코스피가 역대 최고점 경신을 코앞에 두고 1일 급락했다. 고율 관세 부담에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증시 부양 정책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영향이다. 다만 증권가는 추세적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0.43포인트(p)(3.71%) 내린 3125.01까지 하락했다. 오후 1시 23분 현재 3.46% 하락한 3133.27을 회복했으나, 여전히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당장 하루 전인 31일 코스피는 장 중 3288.26을 찍으며 역대 최고점인 3316.08과 불과 27.82p(0.84%) 차이를 남긴 상황이었다. 그러나 하루 만의 급락으로 3300선 돌파 기대는 멀어졌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1조 4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며 증시를 끌어내렸다. 오후 1시 외국인은 6680억 원, 기관은 7746억 원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1조 3755억 원 순매수 중이다.
증권가는 고율 관세 우려와 정책 실망감이 증시를 끌어내린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전날 한국과 미국은 15%로 대미 관세를 최종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초 제시한 25%보다는 낮지만, 그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가 0%였던 과거와 비교하면 확연한 고율 관세다.
같은 날 이재명 정부의 세법 개정안도 시장 기대와 달리 투자자 세액 부담을 높이는 내용으로 발표됐다.
증권거래세가 0.05%포인트 인상됐고,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은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아졌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됐지만 대상 기업이 전체 상장사의 13% 수준에 불과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책 모멘텀이 약하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공감대가 퍼지면서 매수세가 위축됐다"며 "관세가 과거보다 늘어난 점도 시장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승 모멘텀이 모두 소멸되면서 하방 압력이 가중됐고, 금융·지주·방산·원전 등 주도주 전반이 급락했다"며 "상승 탄력 약화에 당분간 하방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되면서 대외 여건 전반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과 일본은 대미 관세를 15%로 합의했지만, 캐나다(35%)·대만(20%)·스위스(39%)·시리아(41%) 등은 훨씬 더 높은 관세율을 통보받았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투자자들의 관세 이후의 세상을 걱정하고 있다"며 "대미 관세 부과로 가격이 높아지고, 가격 인상에 따라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물가가 높아지면 인플레이션이 지속돼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뒤로 늦춰질 것이란 걱정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급락 이후 저가 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코스피가 지난 4월 연저점(2284.72) 대비 1000p 가까이 급등한 만큼, 일정 수준의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김학균 센터장은 "많이 빠지는 것 같지만, 사실 1000포인트 오르고 100포인트 조정받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어느 정도까지 내릴지 판단하긴 이르나, 기존의 판을 깰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진우 센터장은 "시장이 급락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오히려 조금씩 저가 매수를 고려해 볼 만한 타이밍"이라며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고 기업 본질(실적) 자체가 좋은 종목으로 (투자자들이)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대준 연구원은 "펀더멘털이 견고해 가격 조정 이후 저가 매수 접근을 추천한다"며 "반도체, 조선에 긍정적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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