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시장 침체에 사모펀드 성장세 둔화…대형 운용사로 자금 집중

금감원 '2024년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 현황' 발표
약정액은 역대 최대…대형 펀드 줄고 중소형 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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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글로벌 경기둔화와 인수합병(M&A) 시장 침체로 지난해 기관전용 사모펀드 투자집행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대형 운용사(GP)로 자금이 집중되며 업계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투자 집행 규모는 2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8%(8조4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431사에 투자가 이뤄졌으며, 국내 투자는 21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조1000억원(24.9%) 줄었다. 해외투자도 2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3000억원(32.5%) 위축됐다.

추가 투자여력을 나타내는 미집행 약정액(드라이파우더)도 지난해 말 36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1조4000억원)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등 상위 5개 업종에 90.2%(21조7000억원)의 투자가 집중됐다. 제조업 중에서도 하수·폐기물처리·재생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0%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M&A 시장 침체로 신규 투자 집행이 감소하는 등 사모펀드(PEF)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모펀드 시장의 외적성장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 수는 1137개로 전년 대비 11개 증가했다. 약정액은 12.6% 증가한 153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중 이행액은 117조5000억원으로 18.8% 늘었다.

경기 불황과 불확실성 고조로 대형GP에 자금이 몰리는 기조 역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GP는 437개 사로 전년 대비 3.6% 늘었다.

규모 별로는 출자 약정액 기준 1조 원 이상인 대형 GP가 40사, 1000억 원~1조 원 규모인 중형 GP가 155사, 1000억 원 미만인 소형 GP가 242사였다.

대형 GP(40사, 전체의 9.2%)가 운용하는 기관전용 사모펀드 규모가 전체의 66.2%로 전년 대비 비중이 1.6%포인트(p) 증가한 반면, 중·소형사 GP 비중은 감소했다.

지난해 신설된 기관전용 사모펀드(173개)를 규모별로 구분하면 대형 9개, 중형 44개, 소형 120개로 집계됐다. 경기 침체에 따른 대형 투자건 감소로 대형 펀드는 감소(13→9개)했으나 중소형 펀드는 증가(중형 36→44개·소형 98→120개)했다.

지난해 기관전용 사모펀드 투자회수액은 18조500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해산된 펀드는 164개로 전년 대비 45개 증가했으며 평균 5.1년 존속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불황과 불확실성 증가로 기관투자자(LP)의 보수적 투자 기조가 이어지며 대형GP 중심의 시장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의 대형GP 선호 경향, 신규 GP들의 지속적 시장 진입으로 업력이 부족한 중소형 GP간 경쟁은 계속 심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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