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운용, 이번엔 커버드콜 ETF 저격…"분배율 높이다 일본 꼴 난다"

김남기 부사장 "국내 커버드콜 ETF 시장, 과도한 분배율 경쟁 안 돼"
미래에셋자산운용 "혁신 없는 과잉분배율 경쟁 참여 안 할 것"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 부사장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지난해 "라디오 광고를 하거나 껌 팔듯이 장사하지 않겠다"며 경쟁사를 공개 저격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번엔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쓴소리를 내놨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속 가능하지 않은 분배금을 제시하는 것이 시장의 공멸로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혁신 없이 분배율만 높이는 과잉분배율 경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 부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TIGER ETF 기자간담회'를 열고 "커버드콜 상품이 우후죽순 상장하고 있다"며 "국내 커버드콜 ETF 시장이 과거 일본 사례를 따라가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은 1997년 월배당 펀드를 선보였다. 당시 고령화 속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난 2011년 일본 전체 펀드 중 월지급식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했다. 그러나 높은 분배금을 지급하기 위해 원본(원 자본금)을 반환하는 펀드가 나오면서 시장 규모는 2015년 42조 엔(약 408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22조 엔(204조2000억 원)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김 부사장은 일본 월배당 펀드 시장이 급감한 것에 대해 "과도한 분배율 경쟁에 있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지난 2022년 말 전체 월지급식 펀드 1100개 중 30%는 분배금 전액을 투자원금에서 차감해 분배했다.

이에 과도한 분배율 경쟁보다는 지속 가능한 적정 분배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 본부장도 "과거 일본에서 월지급식 펀드가 큰 인기를 끌 당시 과도한 분배금 경쟁이 생겼고 결국 원금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최근 국내 커버드콜 ETF 시장에도 다양한 목표 분배율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데 기초자산의 성장 가능성을 뛰어넘는 과도한 분배금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혁신 없이 분배율을 높이는 과잉분배율 경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현금을 위해 세련되게 상품을 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커버드콜 시장 지적은 경쟁사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35개이며, 전체 규모는 7조1339억 원에 달한다.

시장이 커지면서 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일본 월분배 펀드처럼 분배금을 높여 투자자를 유인하는 상품이 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KODEX나스닥100데일리커버드콜OTM의 연간 최대 분배율은 20%에 달한다. KB자산운용 RISE미국테크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과 RISE 미국AI밸류체인데일리고정커버드콜도 19%에 육박한다. 신한자산운용 SOL미국500타겟커버드콜액티브는 18% 수준이다.

문제는 고배당이 가능하려면 기초 지수의 성장률이 그만큼 높아져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성장이 주춤하면 원본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과도한 분배율 경쟁이 자칫하다가는 투자자 피해는 물론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경고한 셈이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커버드콜 인기가 높아지면서 고분배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정확히 따져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상품은 분배율이 너무 높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