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30년' 극복한 일본…10년의 '숨은 노력'[밸류업 코리아]③

日정부 기업 PBR·ROE에 주목…"기업가치 제고 노력 모니터링"
10년전 아베 신조 내각 때부터 '거너번스 개혁' 추진…日 증시 재평가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일본 증시가 연일 뜨겁다.

지난 15일 닛케이225지수는 3만8157.94로 장을 마쳤다. 34년 전 '버블경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앞서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 당시 일본인은 주식으로 돌이킬 수 없는 쓴맛을 봐야했고 일본 증시는 '잃어버린 30년'에 허덕였다.

그런 일본 증시의 부활은 정부의 구조개혁이 이끌었다. 최근 우리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벤치마킹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지난 10년 전 아베 신조 내각이 추진한 거버넌스 개혁이 시작이다.

◇日정부 기업 PBR·ROE에 주목…"기업가치 제고 노력 모니터링"

일본 정부는 지난해 상장기업의 적극적 주주가치 증대 노력을 독려하고, 이를 모니터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먼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해 3월 주당순자산가치(PBR)이 1배 미만인 상장기업들을 상대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요구했다.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자본비용보다 PBR이 1배를 초과하는 기업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JPX프라임150지수'도 새로 만들어 발표했다.

이에 도요타, 소니, 미쓰비시 등 일본 증시를 주도하는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조치 등 주주환원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프라임 시장 상장 기업의 40%(660개), 스탠다드 시장의 12%(191개) 기업들은 경영 개혁책을 발표했다.

또 도쿄증권거래소는 올해 1월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하는 기업들을 매달 공표하기로 했다.

결국 일본 기업들의 ROE는 9.1%로 높아졌고, 배당성향도 33.6%로 높아졌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프라임시장 상장 기업 중 PBR 1배 이하 기업은 51%에서 41%로 개선됐다.

기업뿐만이 아니다. 기시다 내각은 신(新)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시행해 세제혜택을 360만엔으로 3배 확대하고, 비과세 적용기간도 무기한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은행에 잠자고 있는 가계저축을 금융투자상품으로 끌어오는 조치도 함께 단행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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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장의 밑바탕엔 10년전 아베 '거버넌스 개혁' 있어

최근 주목받는 이같은 조치들의 기반에는 10년전 아베 신조 내각 때부터 추진된 일본 정부의 장기적인 주주환원 확대가 뒷받침돼 있다.

앞서 지난 2014년 아베 내각은 '아베노믹스의 세번째 화살'이라 불리는 일본재흥전략을 통해 거버넌스 개혁에 나섰다. 글로벌 수준의 ROE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아베 내각은 실질적 거버넌스 개혁 추진을 위해 특히 주주행동주의를 장려했다. 이를 위해 △ROE에 40% 비중을 둔 'JPX닛케이 400 지수' 발표(2014년) △일본판 스튜어드십 코드 책정(2014년) △기업지배구조 코드 적용(2015년) △기업지배구조 코드 개정 (2018년) △기업지배구조 코드와 투자자와 기업의 대화 가이드라인 개정(2021년) 등의 조치가 꾸준히 이어졌다.

이에 닛케이225 지수는 2013년 14914.53에서 2021년 28892.69로 꾸준히 상승했다. 주주행동주의의 활성화가 기여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CNBC는 "(최근 일본 증시 상승세는) 아베노믹스 개혁의 '롱테일'"이라며 "투자자들은 (기시다 내각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뿌리를 내릴 경우 일본 주식이 근본적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