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 미국 반도체 하락에 베팅했는데…'산타랠리'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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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반도체 지수 하락에 베팅했지만 정작 반도체 지수는 상승세를 타면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이달 들어 23일까지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다. SOXS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하락하면 3배 이익을 얻는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은 1억1315만달러(약 1476억2681만원)를 쓸어 담았다.

반도체 지수 하락 베팅에 투자자들이 몰렸지만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은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일 대비 22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3.8% 올랐다. 이에 따라 이달 초 SOXS에 투자한 서학개미는 33.5%의 손실을 보게 됐다.

이 같은 강세는 SOXS와 반대 성격을 가진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가 순매수 상위 3위를 차지하던 10월과 상반된 흐름이다. SOXL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 3배를 '정방향'으로 따른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반등에 기대를 건 서학개미들이 돌아선 모습이다.

SOXS가 이달 들어 강한 매수세를 보이면서 테슬라를 순매수 2위 자리로 밀어냈다. 이달 1~23일 기준 테슬라 순매수 결제 금액은 6573만달러(약 857억5136만원)로 SOXS의 절반 수준이다.

서학개미들이 3번째로 집중 매수한 종목은 나스닥100지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다. 순매수 규모는 6570만달러(약 857억1222만원)로 테슬라와 간소한 차이다.

나스닥100 지수는 이달 상승 폭을 키워 SQQQ에 투자한 서학개미도 수익은커녕 손실을 입게 됐다. 나스닥100 지수는 지난 1일 1만4664.91pt에서 22일 1만6001.39pt로 9.1% 상승하면서 SQQQ의 이달 초 이후 손실률은 20%를 넘어섰다.

하락에 베팅을 건 서학개미들의 기대와 달리 전문가들은 '산타랠리'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산타랠리란 연말과 연초에 소비가 늘고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증시 전체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사실상 종료됐다는 인식 속에 연말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는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산타랠리는 이미 시작됐다"며 "금융시장에 미국 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과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 기대감이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doo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