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최대어 '기가비스'…청약 증거금 10조 끌어모으며 '이름값'
청약 경쟁률 824대1, 증거금 9.8조 끌어모아…연이은 청약 흥행
하반기 IPO 숨통 트이나…에코프로머티리얼즈·넥스틸 등 兆단위 대어 출격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반도체 회로 검사 장비 업체 기가비스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10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으며 올해 최대 증거금 기록을 세웠다. 올해 상반기 대어였던 기가비스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대어급의 흥행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기가비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이 824대1을 기록하면서 9조8215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모였다.
기가비스는 오는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5450억원으로 '따상'에 성공한다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0위 안에 입성한다. 올해 제이오(4074억원)를 넘어서 상반기 최대어가 됐다. 제이오 역시 지난 2월 상장 후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현재 시가총액은 9300억원대다.
앞서 기가비스는 9~10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669.6대 1을 기록하면서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한 4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전체 응찰 기관 1757곳 중 95.3%(1675곳)가 희망 공모가 상단(3만9700원) 이상을 써낼 정도로 경쟁이 뜨거웠다. 4만4000원 이상에 주문을 넣은 기관도 무려 87.08%(1530곳)에 달했다.
기가비스는 지난 2004년 삼성전기 그룹장 출신인 김종준 의장이 설립했다. 1분기 기준으로 총 15명의 임원 중 상근감사와 일본영업임원을 제외하고 모두 삼성전기 출신이다. 창업 이후 은행에서 한 차례도 돈을 빌리지 않는 '무차입 경영'을 기조로 삼아왔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는 나오지만 기가비스의 실적은 급등세다. 기가비스는 일본, 대만 등 주요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에 검사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27% 증가한 99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13% 늘어난 3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37%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지닌 기업이다.
기가비스의 흥행은 한동안 움츠러들었던 대어급 공모주의 투자 열기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그간 공모규모 1000억원 미만의 중소형 IPO를 중심으로 공모흥행이 이어졌지만 컬리, 오아시스와 같은 대어급 IPO는 줄줄이 수요예측에서 고배를 마시며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5월 들어 IPO에 최대 청약 증거금이 모여들고 있어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면서 "하반기 대어급 상장 예정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상장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파두(코스닥)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코스피)가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SK에코플랜트는 아직 상장 심사를 청구하지 않았지만, 올해 하반기 IPO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산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LG CNS 등도 하반기 대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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