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사 실적은 '반토막'났는데…'CEO 연봉'은 올랐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연봉 '껑충'
사상 최대치 기록했던 2021년 '이연 성과급' 영향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지난해 증권사 실적이 반토막 나는 등 경영 지표는 악화됐지만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21년도의 이연성과급이 지급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20곳 CEO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8억167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6억2222억원 대비 11.9%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증권사 실적은 당기순이익이 반토막날 정도로 고전했다. 증권사 58곳의 2022년 당기순이익은 4조5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5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증권사 CEO의 보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전년 대비 연봉 증가폭이 가장 컸던 CEO는 정영채 NH투자증권(005940) 대표이사다. 지난 2021년 보수는 5억1200만원인데, 지난해에는 24억7500만원을 받았다.

다음으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16억8554만원에서 55억1825만원을 받으며 전년 대비 증가폭이 컸다. 정 대표의 연봉은 2021년 연봉킹이었던 최현만 미래에셋증권(006800) 회장(41억2900만원)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들의 보수가 늘어난 영향은 '이연성과급' 때문이다. 정영채 대표는 지난 2021년 성과급을 하나도 받지 않았지만, 2022년에는 2017년부터 이연된 성과급을 받으면서 성과급만 19억원을 수령했다. 정일문 대표 역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2021년 성과급 41억5900만원을 지난해에 받으며 연봉이 크게 올랐다.

전년 대비 보수가 줄어든 CEO는 전체 19명(대표가 바뀐 하나증권, 교보증권 제외) 중 6명에 불과했다.

연봉 하락폭이 가장 컸던 CEO는 이병철 다올투자증권(030210) 대표이사·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지난 2021년 연봉은 29억40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8억1000만원으로 38% 줄었다. 다올투자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부침을 겪은만큼 기본급만 받아갔다.

뒤이어 장석훈 삼성증권(016360) 대표가 전년 대비 18% 줄어든 19억원만 보수로 받아갔고,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대표도 17% 줄어든 15억6000만원을 보수로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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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CCEO를 제외하고 증권가 유명한 '연봉킹'의 연봉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한 만큼 보수를 받아가는 만큼 지난해에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영향이다.

지난 2021년 68억5500만원의 보수를 받아 화제를 모았던 강정구 삼성증권 영업지점장은 지난해 36억9400만원만 가져가면서 연봉이 반토막 났다.

또 부동산금융을 담당하는 김영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상무의 연봉은 2021년 41억1800만원에서 27억4700만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