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JYP엔터, VC 자회사 설립…박진영 '오른팔'이 이끈다

JYP파트너스 설립…변상봉 신임 대표, 17년간 CFO 맡아와
본업과 시너지 이루는 스타트업에 투자확대 전망

서울 강동구 JYP센터와 JYP파트너스(JYP센터 우측)가 입주한 건물 전경. (구글 지도 갈무리)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JYP엔터테인먼트가 벤처캐피탈 자회사를 설립하고 신사업 투자확대에 나선다.

3일 벤처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JYP엔터는 'JYP파트너스' 설립등기를 마쳤다. JYP파트너스는 신기술사업금융업 회사로 향후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초대 대표이사에는 변상봉 JYP엔터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변 부사장은 박진영 최대주주를 포함한 JYP엔터의 사내이사 4인 중 한명이다. 2006년부터 약 17년간 CFO로 활동해 온 만큼 'JYP(박진영)'의 신뢰를 받는 오른팔로 평가된다. 김현호 JYP엔터테인먼트 사업팀장도 변 부사장과 함께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JYP파트너스에 합류했다.

JYP엔터는 그간 신사업 투자에 소극적인 기조를 유지해왔다. 2020년 이전까지 JYP엔터의 최대 투자금액은 2019년 9월 드림어스컴퍼니에 투입한 17억원이 최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기조가 변했다. JYP엔터는 2020년 11월 네이버제트(약 50억원)에 이어 2021년 6월 디어유에 214억원을 투자하면서 점차 신사업 투자를 확대해나갔다. 2021년 11월에는 포바이포 지분에 약 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팬덤플랫폼, 미디어 등 본업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신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모양새다. 따라서 이번 자체 CVC 설립은 JYP엔터보다 적극적이고 전문적으로 신사업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 2021년 두나무와 손잡고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려던 시도가 결국 무산된 점도 자체 CVC 설립의 배경으로 꼽힌다. 2021년 7월 JYP엔터는 두나무와 함께 K팝 기반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려고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같은 해 11월 두나무는 JYP엔터가 아닌 하이브와 합작을 선언했고 지난해 초 미국에 NFT 플랫폼 기업 '레벨스'(Levvels)를 세웠다.

JYP엔터가 특허신청한 JYP파트너스 로고. (특허청 제공)

JYP파트너스는 JYP엔터 본사인 강동구 JYP센터 옆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 향후 JYP엔터가 보유한 아티스트와 지식재산권(IP), 콘텐츠 등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수 있는 국내외 벤처기업에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JYP엔터가 북미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진출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초대 대표인 변 부사장은 미국 드렉셀대학교에서 유학했으며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한편 2021년 말 공정거래법이 개정된 뒤 일반지주회사의 벤처캐피탈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SM컬쳐파트너스를 설립했으며 CJ ENM은 CJ그룹의 CVC인 CJ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문화·콘텐츠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이밖에 '핑크퐁 아기상어'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더핑크퐁컴퍼니 역시 스마트스터디벤처스를 통해 콘텐츠와 관광분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ze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