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따상 사냥꾼, 나도 교보 광클맨 될 수 있을까?[손엄지의 주식살롱]

장 전 상한가 직행했을 땐 ‘정량배분의 원칙’ 적용
증권사 DMA 서비스 이용하면 더 빠르게 주문 넣을 수 있어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지난 2020년 공모주 열풍 당시 교보증권 광클맨, 기억 나시나요? 그의 첫 등장은 2020년 7월 SK바이오팜 상장 때였던 것 같은데요. 상장 첫날 유통 물량의 70%를 매수했고, 상장 3일차에 매도해 9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9월 카카오게임즈 상장 첫날에도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가격에 물량을 쓸어갔고, 2일차에 이익을 실현해 71억원을 벌었다고 합니다. 2021년 3월 SK바이오사이언스 때는 무려 892억원어치 주식을 매수했고요.

하지만 이는 '따상'을 넘어서 '따상상'까지도 가능했던 공모주 열풍 때 이야기죠. 한창 활동을 하던 교보 광클맨은 SK바이오사이언스 이후 잠잠해졌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중소형주의 '따상' 열풍이 불면서 상장 첫날 꿈비 주식을 20만주 사들인 신한투자증권 광클맨 등장했습니다. 우리도 광클맨이 될 수 있을까요? 공모주 상장 첫날 투자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여러분이 알아야 하는 건 매매체결의 우선순위입니다. 가격>시간>수량>위탁매매 순서를 기억하세요.

우리가 아는 정규장은 오전 9시이지만, 사실 오전 8시30분부터 9시까지 동시호가 주문을 받습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는 8시40분부터 주문 호가가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주문은 8시30분이 시작입니다. 상장 첫날인 종목은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시가'가 결정됩니다.

동시호가를 받는 시간에는 실제로 체결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MTS에서 보면 계속 호가가 바뀌는데요. 이건 실제 거래가 이뤄져서가 아니라 매수물량과 매도물량의 평균 가격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주식 매수는 9시 장 시작과 동시에 하나의 가격(동시호가)으로 체결됩니다. 8시30분~9시에 들어온 주문은 모두 다 똑같은 시간에 들어왔다고 간주합니다. 매매체결의 우선순위 잊지 않으셨죠.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주문이 먼저 체결이 되고, 가격이 같다면 많이 주문한 사람의 주문부터 체결되겠죠.

그런데 동시호가가 상한가일 때는 따로 적용되는 원칙이 있습니다. '따상'이 예상되는 공모주에는 당연히 동시호가 때부터 공모가의 두 배 가격에 매수 주문이 몰리겠죠. 모두 같은 가격에 매수하겠다고 하면 물량이 우선시되니까 돈 많은 자가 유리하겠죠?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정량배분의 원칙'을 적용합니다.

정량배분의 원칙은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 제34조 '동시호가의 우선순위'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모두 상한가에 주문이 몰려있는 상황이라면 ①매매 수량단위의 100배를 정량배분 ②매매 수량단위의 500배 정량배분 ③매매 수량단위의 1000배 정량배분 ④매매 수량단위의 2000배 정량배분 ⑤잔량의 2분의 1 정량배분 ⑥잔량 전부 순으로 배분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동시호가에서 매수할 수 있는 매도 물량이 1만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5명이 주문을 넣었고요. A는 5000주 B는 3000주 C는 1000주 D는 900주 E는 100주를 주문했습니다. 우선 정량배분 ①원칙에 따라 A~E는 100주씩 나눠 가집니다. 다음으로 A~D가 500주씩 가져가고요. 세 번째로 A, B가 1000주씩 가져갑니다. C는 400주, D는 300주를 가져가서 모든 매수 물량을 다 채웁니다. 다음으로 A가 2000주, B는 1400주를 가져가겠죠. 이제 잔량은 1400주입니다. 자연스럽게 A가 다 가져가겠지만, 순서를 따진다면 잔량의 절반인 700주가 A에 가고, 그다음 남은 잔량 700주를 A가 가져갑니다. 모두 원하는 수량을 가지고 갔죠.

하지만 현실은 이렇지 못합니다. 우선 장전 상한가로 향한 종목의 매도 물량이 많이 나오지도 않고, 매수자도 고작 5명은 아닙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당일 동시호가 예상 체결량은 1만5624주 수준이었습니다. 일단 1차 배분인 매매 수량단위의 100배를 정량배분 받으려면 수량으로 전국에서 156위 안에 들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돈 많은 사람이 다 쓸어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정량배분의 원칙'을 적용한다곤 하지만, 결국 돈 많은 사람에게 더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시호가를 놓쳤다면 정규장을 노려야죠. 하지만 정규장에서는 더더욱 가격과 시간, 수량이 중요합니다. 상한가로 직행했다면 주문 가격은 다 동일할 테고 시간이 제일 중요하죠. 교보증권에서 상따 물량을 쓸어간 사람을 ‘광클맨’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매수주문 클릭을 미친 듯이 빠르게 했다는 거죠. 실제로 SK바이오팜 때 제일 먼저 들어온 주문이 교보증권이었다고 합니다.

시초가는 조금 늦게 뜰 수 있어요. 정확하게 9시는 아니고 9시와 9시30초 사이에 랜덤하게 결정됩니다. 이를 '랜덤 엔드'라고 부릅니다. 주문이 너무 많이 몰리면 9시1분까지 지체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하지만 거래소에 알아보니 시장가 주문은 딱 9시부터 받기 때문에 무조건 9시에 먼저 주문을 넣은 순서로 매매가 체결된다고 합니다.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 보니 국내 1호 증권사인 교보증권이 거래소 주문 핫라인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는데요. 최근에 신한투자증권에서도 광클맨이 나온 걸 보면 그건 아닌 거 같죠. 하지만 거래소와 교보증권의 거리가 가까우니 0.0000001초라도 빨리 주문이 들어올 수는 있다고 해요. 대부분의 증권사가 거래소가 있는 여의도에 있는 이유입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주문자 컴퓨터의 성능입니다. 상따 매수를 노린다면 MTS로는 어림도 없을 것 같고, HTS로 해야 하는데요. 주문은 HTS에서 증권사를 거친 후 증권사가 거래소로 주문을 넣는 방식입니다. 내 인터넷 또는 컴퓨터 성능이 좋을 수록 증권사에 빨리 주문이 들어가게 할 수 있겠죠. 증권사는 바로 거래소에 주문을 넣지 않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이 고객이 계좌에 있는 돈으로 주문을 하는 게 맞는지, 잘못된 주문은 아닌지 내부 시스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주문이 몰리면 검증 시간을 더 오래 걸리고요. 그래서 광클맨은 비교적 개인투자자의 주문이 적은 ‘교보증권’을 이용한 게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신한투자증권 홈페이지 DMA 설명

이런 내부시스템을 거치지 않는 '주문전용선(DMA, Direct Market Access)' 서비스라는 게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내부 검증 절차가 더 간소화됩니다. 일반투자자에 비해 신속하게 호가와 체결 정보를 입수하고 매매주문을 제출하는 알고리즘 매매 시스템이거든요. 최근 신한투자증권 광클맨도 DMA를 이용한 것 같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결론, 우리는 광클맨이 될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기존 광클맨의 물량 공세는 이겨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정도의 자본이 있다면 정말 성능좋은 인터넷망과 컴퓨터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요. 하지만 최근에 교보증권 광클맨이 샌즈랩에 투자해 수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하니, 무조건 광클맨을 부러워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 '따상'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니, 1~2주라도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보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상장 첫날 상한가는 가지 않더라도 다음날부터 오르는 종목도 많으니 다들 공모주를 잘 지켜보고 투자하면 쏠쏠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네요.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