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엄지의 주식살롱] 시장의 위험신호를 알려주는 '신용스프레드'란?
신용스프레드는 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차이 의미…커질수록 '침체'
현재 신용스프레드는 경기침체 수준…격차 줄어드는 속도 봐야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최근 경제 뉴스에서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문장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신용스프레드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소식도요. 신용스프레드는 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차이를 의미하는데요. 해당 지표는 시장의 침체 혹은 성장 시기를 알 수 있는 신호로 쓰입니다. 신용스프레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채권시장을 잘 분석하면 경기사이클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채권시장은 BBB등급 이상을 '투자적격채권'이라고 부르고, BB 이하를 정크본드 또는 '하이일드 채권'이라고 부릅니다. 간단한 경제 논리로 보면 시장이 어려울수록 기업들이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 금리는 더 높아지고, 하이일드 채권의 금리는 더 빠른 속도로 오르겠죠. 신용이 안 좋은 기업에 낮은 금리로 투자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신용스프레드에 쓰이는 지표는 바로 이 하이일드 채권의 금리입니다. 시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죠. 신용스프레드는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금리)과 국채 수익률의 금리격차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국채 3년 만기 수익률이 연 4%라고 합니다. 그리고 하이일드 채권의 3년 만기 금리는 8%입니다. 그러면 신용스프레드는 4%p만큼 벌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경기 침체 시기라면 하이일드 채권의 3년 만기 금리가 8%일 수 없겠죠. 투자자들은 차라리 위험이 0에 수렴하는 연 4% 국채에 투자할테니까요. 그래서 하이일드 채권 등급의 기업들은 연 13~14%로 채권을 찍어낼 겁니다. 투자자들은 "이 정도면 위험을 감수할 만하지"라며 투자를 하겠죠. 그러면 신용스프레드 금리는 10%p만큼 벌어지게 되고, 시장에서는 경기가 침체됐다고 생각할 겁니다.
시장에 유동성이 마르고 있는 상황에서는 가산금리가 높아져도 하이일드 채권에는 눈길도 안 줍니다. 반대로 경기가 좋을 때는 낮은 금리에도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지난 코로나19 당시 코스닥 기업들이 전환사채(CB) 금리를 0%대로 내놔도 '품절'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시장의 유동성이 넘쳐날 땐 하이일드 채권 금리는 하락합니다.
하이일드 채권 금리가 높아지면 경기에 악재가 찾아옵니다. 경기 좋을 때 발행했던 채권의 만기가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해 갚을 돈을 마련했다면 다행이지만, 하이일드 채권 등급의 기업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채권을 발행해 갚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지만 지금은 A등급 이상 채권의 수요도 말라 있는 상황에서 쉽지 않습니다.
채권을 갚지 못하면 기업들은 도산하게 됩니다. 해당 채권을 가진 사람들은 불안하겠죠. 원금만은 건지고 싶은데 그렇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시장 참여자들이 기존에 유통되고 있던 채권을 마구 매도해버리니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는 더 상승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매도하지 말아 달라"고 하지만,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신용스프레드의 적정 수준은 없습니다. 어느 정도 축소되어야 경기 확장 국면인지, 얼마나 확대돼야 경기 침체 국면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문제는 '추이'입니다. 지금은 명백히 경기 침체 수준의 스프레드차를 보이고 있고, 향후 신용스프레드가 얼마나 큰 기울기로 줄여나갈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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