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현미경] "흠슬라 기대 과했나"..연일 신저가 HMM, 주가 반등 열쇠는?

9월 16.85% 하락, 코스피 낙폭 상회…해상 운임비 급락에 실적 우려
증권가 목표가 줄하향…민영화 기대감에 반짝 상승, 정부 "여건 조성"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의 주가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해상 운임비와 물동량 감소로 올해 3분기 실적이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막대한 공매도 잔고도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의 민영화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이 반전의 실마리가 될 지 주목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MM은 9월 한달간 16.85% 하락했다. 12.81% 하락한 코스피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30일 종가는 1만8500원으로 연중 최고가(장중 3만7650원)보다 50.8% 하락했다. 지난 26일에는 장중 1만80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상 운임비 하락과 물동량 감소에 따른 실적 부담이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 지난 2분기 전년동기대비 134% 늘어난 10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3분기 이익은 98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급감한 수치다.

한국관세물류협회 물류통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FCI)는 6월말 4203에서 9월말 2072로 절반 넘게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고공행진하던 지수는 1월 5100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뒤 상반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급락했다. 발틱운임지수는 1813으로 5월 연고점(3369)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SCFI는 상하이 수출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의 운임을 반영한 지수이며, 발틱운임지수는 공산품 등 건화물 물량을 나타내는 수치다. 각종 해상 운송 지표가 떨어졌다는 것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전 세계 교역량이 줄고 있다는 뜻이다.

중장기 전망은 불투명한데도 비교적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부여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공매도 물량도 쌓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HMM의 공매도 잔고는 6176억원으로 시가총액의 6.46% 수준이다. 8%에 달하던 8월보다는 하락했지만 지난해말(3.12%)보다 여전히 두 배 이상 높다. 시총 상위 50대 종목 중 최대 규모다.

증권가의 눈높이도 낮아지는 추세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9일 HMM에 대한 목표주가를 3만9000원에서 3만원으로 23% 낮췄다. 8월에는 신영증권이 4만2000원에서 2만4500원으로 41% 하향했다. 국내 5개 증권사 평균 목표가는 3만917원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운임지수 하락과 물동량 감소로 컨테이너 부문 매출액이 전년대비 4.8% 감소한 3조6000억원에 그칠 것"이라며 "화물 적체 현상이 어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우려로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민영화 계획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이 주가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한 KDB산업은행이 HMM 매각 작업을 서두를 수 있다는 전망에 지난 27일 주가가 7% 넘게 오르기도 했다.

HMM(구 현대상선)은 과거 현대그룹 산하에 있었으나 2016년 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산업은행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HMM 대주주는 산업은행(20.69%), 한국해양진흥공사(19.96%), 신용보증기금(5.02%) 등 정부 산하 기관이다.

정부도 민영화에 긍정적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8월 대통령 업무보고서에서 HMM 민영화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경영권을 이양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겠다"며 "공공기관 지분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며 민영화의 여건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민영화 원칙은 분명하지만 시기는 신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