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고환율 수혜주 찾는다

증권가, 자동차·2차전지·화학제품 등 고환율 수혜주 지목

달러·원 환율이 장중 1385원을 돌파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385원을 상회한 것은 13년 5개월 만이며, 6거래일째 연고점을 경신했다. 2022.9.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할 만큼 급등하면서 고환율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5원 오른 1384.2원에 거래를 마쳤다. 1377원에 장을 출발한 환율은 1388.4원을 터치한 이후 소폭 하락하며 1384원대로 마감했다. 환율이 장중 1388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4월1일 고점(1392원) 이후 13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도 2009년 3월30일(1391.5원)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환율이 불과 한 달 만에 약 90원이 오르자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 매도에 나서고 있다. 통상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이 커지고, 투자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인은 주식을 판다. 실제 외인은 국내 증시에서 이달 들어 전날까지 1조3104억75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3.9% 하락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달러 강세가 호재로 작용하는 종목을 찾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을 대상으로 수출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고환율 수혜주로 평가된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도시 봉쇄 등이 이뤄졌기 때문에 중국 수출 비중이 낮은 업종도 주목할 만하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급등 속 위기가 아닌 기회인 업종을 찾는 게 좋다"며 "자동차 부품, 건전지 및 축전지(2차전지), 철강관 및 철강선, 건설광산기계, 농기계 등이 대미 수출수혜 업종"이라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2022년 현재 미국과 중국 수출비중을 통해 업종별 달러·원 상승효과 및 대중국 수출둔화를 피해갈 수 있는 업종을 선별해야 한다"며 "미국 수출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중국 비중이 10% 이하인 업종을 찾아보면 좋다"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는 실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종가 기준 1320원대를 찍으며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달 18일 이후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각각 8.6%, 7.3% 상승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18일부터 외인이 1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고, 기아는 지난달 24일을 제외하면 14거래일 순매수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수혜주라는 상승요인까지 더해지면서 외인 순매수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외인은 15거래일 연속으로 총 2540억62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주가는 45만2000원에서 48만8000원으로 약 8% 상승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달러·원 환율 상승은 '안정성의 문제'였던 반면 지금은 '수익성의 문제'"라며 "시장 전반의 하락에 대비하기보다 업종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수출 비중과 수입 중간재 비중 간의 차이와 영업이익률 변동 여부를 통해 업종별 단기 영향을 가늠해보면, 제조업 평균을 상회하는 업종으로 기계 및 장비,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와 전기장비, 운송장비, 화학제품, 전기장비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의 정치적 리스크(미중 갈등, 중국 대만 갈등)를 감안하면 반도체(IT) 분야는 다소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