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에 바란다] "자본시장 신뢰 제고…주주친화 환경 필요"
외형적 성장에도 사건·사고로 신뢰 저하
잠재성장률 끌어올리고 규제 격차 해소 당부
- 정지형 기자,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손엄지 기자 =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시장 신뢰 제고와 주주친화적 시장환경 확보를 공통으로 요구했다.
11일 전문가들은 지난 5년간 국내 자본시장이 외형적으로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고 평가했다.
◇물적분할·공매도·횡령…당면 과제 산적
지난해 1월 코스피 지수는 난공불락이라고 여겨지던 3000선을 돌파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삼천피' 시대를 열었다. 코스닥 지수도 1000선을 넘기며 '천스닥'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정책을 통해서 자본시장이 좋아졌다기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동성에 힘입어 지수가 올랐다"면서도 "한국 시장이 재평가된 것은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외형적 성장에도 전문가들은 아쉬운 대목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동학개미운동을 비롯해 20~30대 젊은층에서 투자자가 대거 유입됐지만 주식시장은 여전히 선진국과 비교해 저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논란과 함께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횡령, 물적분할 후 이중 상장 문제 등 개인투자자에게 실망을 안기는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본시장이 발전하려면 시장 신뢰가 뚜렷하게 정립돼 있어야 한다"며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하고 자본시장이 주주친화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을 통해 물적 분할 요건 강화와 주주 보호 대책 제도화를 내세웠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요구가 많은 불법 공매도 근절과 공매도 운영 제도 개선도 공약에 담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국민에게 맞는 자본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윤 당선인이 공매도와 물적 분할 문제를 언급했으니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도 "물적분할 후 상장은 선진국에서 잘 관찰할 수 없는 일인데 국내에서는 흔하다"며 "경제 시스템이 대기업 중심이기 때문인데, 일반투자자 관점이 자본시장에 더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 꾸준히 유입 필요…핀테크 "규제 격차 해소돼야"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잠재성장률도 자본시장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명목 GDP(국내총생산) 대비 코스피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를 넘겼다"면서도 "주가가 더 오르지 못한 것은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윤 당선인이 잠재성장률을 4%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만큼 생산성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 경제단체 사이에 엇갈린 이해관계를 조정해 생산성 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통합을 도출해내고, 대통합에 전제조건이 되는 소득불균형 해소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시장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류 대표는 "미국은 1980년대 초반부터 기업연금을 통해 지속해서 자금시장에 유입되면서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우상향했다"며 "국내에서도 미국처럼 퇴직연금 기금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핀테크 업계에서도 지난 5년은 규제 완화를 통해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시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 대표는 "다만 다양한 분야가 아닌 지급결제 분야 중심이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며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도록 (당선인이) 정책적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에 이어서는 '규제 격차 해소'가 향후 5년간 핀테크 업계 방향성을 규정할 키워드로 꼽혔다.
정 대표는 "아직 미국 등 선진 금융강국에서 되는 업무가 국내에서 안 되는 것이 꽤 남아 있다"며 "기업가의 창의성과 혁신성이 글로벌 수준으로 발휘되려면 해외에서 적용 가능한 아이디어는 국내에서도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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