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엄지의 주식살롱] '역대급' 반대매매…왜 그런건가요?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산 주식이 하락해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해당 주식은 증권사가 장 개시 전 동시호가에 ‘하한가’로 던집니다. 동시호가는 가격이 중요한데 증권사 입장에서는 무조건 팔아야 하는 주식이기 때문에 가장 낮은 가격인 하한가로 설정하는 겁니다. 오전 8시 40분~9시 사이에 하한가로 물량이 나오는 주식이 있다면 무조건은 아니지만 “반대매매 당한 종목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돈을 빌려야 발생하는 일입니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죠. 돈을 빌리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미수거래와 신용거래입니다.
미수거래는 주식을 외상으로 사는 겁니다. HTS를 보면 종목 옆에 20%, 30%, 40% 등 증거금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증거금율은 주기적으로 바뀌는데요, 우량한 종목일수록 증거금율은 낮고, 변동성이 큰 위험한 종목은 증거금율이 80%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미수거래가 불가능한 종목이 되기도 하고요.
만약 증거금률이 40%라면 100만원짜리 주식을 내 돈 40만원만 있으면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나머지 60만원이 미수금입니다. 내 돈이 100만원이 있다면 250만원어치 주식을 살 수 있는 겁니다. 해당 주식이 10%만 올라도 25%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투자로 주로 활용됩니다. 대신 주식을 산 날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초단타 매매법' 입니다. 당일 주식을 팔지 못했다면 3거래일 안에 미수금을 변제해야 합니다. 월요일 미수로 주식을 사고, 수요일까지 미수금을 입금해서 변제하지 못하면 목요일 아침 동시호가 시간에 하한가로 반대매매 물량이 나오게 되는 겁니다.
코스피지수 3000선이 무너진 뒤 “지난 6일 하루에 발생한 반대매매금액은 400억원 이상으로 사상 2번째 기록”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많이 봤을 겁니다. 여기서 자료로 쓴 반대매매금액은 미수거래에서 발생한 규모입니다. 금융투자협회는 미수금에서 발생한 반대매매 규모만 집계하고 있거든요.
사실 최근 급락장에서 발생한 반대매매규모가 ‘사상 2번째’가 아니라 ‘가장 많았을 것’으로 추정하는 이유는 신용거래 때문입니다. 신용거래에서 발생한 반대매매 규모는 따로 집계되지 않지만 현재 신용거래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많은 반대매매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늘어나기만 하던 신용거래융자가 최근 일주일만에 2조원이 훅 줄었는데, 이 중 상당수가 반대매매가 아니었을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신용거래와 미수거래의 큰 차이는 돈을 빌리는 기간입니다. 신용거래는 일정 기간 증권사에 이자를 내고 돈을 빌리는 겁니다. 단 하루만 빌려도 이자가 붙는데 기간에 따라, 증권사에 따라 이자율은 다르지만 90일을 기준으로 9% 정도를 내야 하는 고금리 융자입니다. 신용거래는 최소담보유지비율이 있습니다. 이것도 종목마다 다른데 보통 140%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증권사들이 이 기준을 강화하면서 150%로 높이는 분위기라고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투자자가 자기 돈 500만원, 신용으로 500만원을 빌려 주식 1000만원어치를 샀다면 담보비율이 140%일 때 주식 가치가 70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 대상이 됩니다.
반대매매가 하한가로 나간다고 하한가에 결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해당 주식을 사려는 계좌가 있고, 종목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면 적당한(?) 수준에서 거래가 체결됩니다. 정규장이 시작되면 바로 플러스 전환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대매매 물량은 그렇게 많지도 않기 때문에 보통은 해당 종목의 본질 가치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게 됩니다.
다만 최근 급락장에서도 하나의 사례가 있었는데 대주주가 사모펀드나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주식을 샀다가 반대매매를 당하는 경우는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큽니다. 이 경우 상당히 많은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에 시장에서 소화되기 어렵고, 장이 시작되면 진짜 하한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대주주의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시장에 큰 악재이기 때문에 주가는 더 하락하게 됩니다.
이런 반대매매를 피하려면 우선 돈을 빌리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이 많아지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미수를 썼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실제로 MTS로 거래를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잘못 눌러서 신용이나 미수를 써서 주식을 매수하기 쉬운 환경입니다.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선 내 계좌를 증거금 100% 계좌로 설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이렇게 설정해두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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