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보다 SOTP 선호하는 증권사 기업보고서…"고평가 부추긴다"
코웰패션·한화에어로 등 목표가 산정방식 PER→SOTP 변경
사업부평가 합산 SOTP 방식, 애널 개인 견해 개입 여부 커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증권사의 평가 방식이 바뀌고 있다. 예상 실적보다도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기존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가 방식으로는 현재 주가 수준을 설명하기 어려워진 경우가 늘면서 사업 부문별 평가가치를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 SOTP(사업별 평가가치 합산, Sum Of The Parts)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다만 실적을 기반으로 밸류에이션(가치)을 측정하는 PER, PBR과 달리 SOTP는 애널리스트 개인의 견해가 더 많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고평가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코웰패션에 대한 평가방식을 기존 PER에서 SOTP로 바꿔 목표가를 44% 상향 조정했다. 지난 3월 NH투자증권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평가방식을 PER에서 SOTP로 변경해 목표가를 40.8% 올렸다.
SOTP는 다양한 사업별로 가치를 평가한 것을 합산해 주당 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회사의 실적이 기반인 PER, 회사의 순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PBR은 '장부'에 나와 있는 숫자를 근거로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하지만, SOTP는 애널리스트가 정한 방식으로 각 사업부문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할 수 있다.
최근 들어 SOTP 방식이 선호되는 이유는 회사의 높은 주가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플랫폼'과 같은 신성장사업을 하는 기업은 명확한 이유 없이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실적에 기반한 평가방식인 PER, PBR은 목표주가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지만 SOTP는 사업부별로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같은 실적이라도 훨씬 높은 목표가를 제시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예상 영업이익을 2021년 2640억원, 2022년 31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목표가는 3만5500원으로 제시했다. 그 이후 올해 6월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예상 영업이익을 2021년 2800억원, 2022년 2280억원으로 추정했다. 2022년 실적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전망치와 비교해 낮아졌지만 목표가는 5만7000원으로 오히려 60.6% 올랐다. 달라진 점은 기존 PER에서 항공우주산업 부문에 프리미엄을 적용한 SOTP로 평가방식을 바꾼 것이다.
그런데 SOTP 방식은 사업부별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애널리스트의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적자를 내는 사업부문에도 '성장성'이 있다는 이유로 얼마든지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할 수 있다. 특히 회사가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회사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증권사마다 기준이 달라 지분 평가액도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카카오에 대한 투자의견을 낸 5개 증권사의 투자보고서를 보면 카카오뱅크 지분(27.3%)에 대한 평가액의 차이가 크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23조4400억원으로 산정했고, 지분가치(27.3%)를 6조3917억원으로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업가치를 14조2000억원, 지분가치를 4조5580억원으로 계산했다. 같은 회사를 두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40% 이상 높은 기업가치를 반영한 것이다.
이는 증권사마다 카카오뱅크 기업가치 산정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공모가 상단 기준 26.5%의 프리미엄을 붙여 기업가치를 산정했고 한화투자증권은 글로벌 인터넷 은행 PBR 평균에 할증을 적용한 값을 자본금과 곱해 기업 가치를 추산했다.
심지어 삼성증권은 넷마블이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를 40조원으로 평가했다. 보고서 발간 당시 카카오뱅크의 증권신고서가 제출돼 기업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공모가가 나와 있음에도 공모가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장외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기업이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에 대한 평가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PER 방식보다 SOTP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면서 "다만 사업부문별 평가 방식에 애널리스트의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높아져서 고평가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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