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유가 공포…'가슴 조이는' 원유 ETN 투자자들
다행히 5월물 롤오버 끝나 마이너스 영향 거의 없어
매달 만기 도래 콘탱고 이어지면 수익률 갂아먹어
- 정은지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국제 원유 선물 가격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함에 따라 원유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는 국내 상장 ETN과 ETF의 경우 이미 롤오버(만기 교체)가 끝났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러나 먼 만기의 선물 가격(원월물)이 가까운 만기의 선물 가격(근월물)보다 크게 높은 '슈퍼 콘탱고'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 가격이 -37.6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가 마이너스로 하락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원유 수요 부재에 선물 만기(21일)일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6월물로 롤오버를 진행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다행히 국내에서 거래되는 ETN와 ETF는 이미 롤오버가 종료돼 투자자에게 직접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원유 ETN 등의 기초자산인 WTI 원유선물의 만기는 매월 찾아온다. 이에 따라 ETN 발행사는 보유중인 선물 포지션을 최근월물에서 다음달인 차월물로 교체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 처럼 차월물 가격이 높은 콘탱고 상황에서는 가격 차이만큼 롤오버 비용이 발생한다. 값이 싼 최근월물에서 값이 더 비싼 차월물을 매수해야 하기때문에 수익률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국내 ETN 투자자들이 이런 상황은 면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코덱스(KODEX) 원유선물(H)은 원유선물 투자 시 발생하는 월물 교체 비용을 반영해 지수를 산출하는데, 원유선물 만기(21일) 1주일 전부터 5거래일에 걸쳐 매 영업일에 20%씩 월물을 교체해 월물 교체 효과를 최소화한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도 마찬가지다. 이 상품은 매월 5영업일부터 9영업일까지 5거래일에 걸쳐 20%씩 월물을 교체한다.
강승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늘 만기가 돌아오는 5월물 원유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졌지만 이미 롤오버가 끝났기 때문에 5월물을 들고 있는 국내 상품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유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매달 원유 선물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콘탱고 상황에선 롤오버 비용이 반영돼 수익률을 깎아먹기 때문이다.
비이상적으로 치솟은 괴리율도 투자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날 2억주가 추가 상장돼 거래가 재개된 신한 레버리지WTI원유 선물 ETN은 하루만에 30%가 넘게 떨어졌지만 유가 하락에 60%가 넘는 괴리율을 유지하고 있다.
괴리율은 ETN 가격과 실제 지표가치의 차이로 최근 국제유가 급락 이후 매수 과열로 비이상적으로 커졌다. ETN가격이 실제가치에 수렴할 경우 유가가 움직이지 않더라도 투자자는 손실을 입을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5거래일간 ETN 괴리율이 30%를 넘은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등 3개 종목의 거래가 16일 하루 정지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거래를 재개한 이들 종목의 괴리율이 유가 하락으로 30%를 넘어선 상태를 유지함에 따라 20일부터 신규 물량 상장 때까지 무기한 거래 정지됐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석유시장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회복 속도는 이전 하락 속도만큼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며 "2분기 내내 콘탱고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원유 상품 투자자에겐 롤오버 비용이 발생해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투자자는 그만큼의 이득을 향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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