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묻지마 투자요? 우리 주식 공부 엄청 열심히 합니다

코로나발 폭락장, 대학생 주식투자 열풍에 기름 부은 격
가치투자 기치로 철저한 공부…동아리 신입 경쟁률 급상승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만원 벌었다. 수익률 14%", "해외 주식 추천 좀. 우리나라 테마주는 늦은 것 같음", "이번달에만 3000(만원) 벌었다. 개이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크게 휘청이자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학교 개강이 연기됐음에도 대학교 커뮤니티에는 주식과 관련된 글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올라오고 있다.

2017~2018년 비트코인 광풍을 겪었던 대학생들이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들 마저 묻지마 투자에 나선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지만 주식 투자 대학생들은 그 누구보다도 많이 공부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 "저축, 더이상 재테크 수단 아냐"…대학생들의 이유있는 주식 투자

기준금리 0%대 시대에 접어들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연 1~2% 이율만을 주는 저축은 매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발 폭락장은 대학생들의 주식투자 관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경희대 투자동아리 주가예측연구회의 조재익 회장은 "많은 대학생들이 주식 시장 폭락을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며 "근로소득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금융소득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대 투자동아리 아르고나우츠의 박찬형 운용팀장은 "주식투자는 본인 능력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라며 "대학생 때 비록 적은 금액이어도 직접 경험하고 배우고 공부하면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주식에 투자한다"고 했다. 박 씨는 "의외로 용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들의 수익률이 더 좋을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대부분은 용돈이나 알바비를 모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끔 생활비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간큰형'도 있다고 한다.

신은아 대학생연합가치투자동아리(SURI) 부회장은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더이상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사고가 퍼지고 있다"며 "투자자금은 아르바이트 해서 마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 대학생들은 '열공중'…"가치투자가 방향성"

주식 투자 대학생들은 묻지마 투자에 대한 우려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체계적인 분석을 거치거나 실전 투자대회 등을 경험하며 투자에 나선다고 강조했다.

국민대 투자동아리 와이번의 위진욱 회장은 "미시적인 측면에서 시장을 바라보기 위해 기업을 분석하는 리서치팀, 거시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관찰하는 투자전략팀, 그리고 펀드운용팀 등 총 3개 팀을 구성해 동아리 세미나 시간에 PT 등을 통해 서로의 분석력을 공유한다"며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가치투자에 가장 필요한 논리력을 기를 수 있다"고 했다.

서강대 투자동아리 SRS의 황성철 회장은 "신입부원을 모집하면 최소 2주간 가치투자 교육과정을 거치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분석, 기업분석을 개인 혹은 팀별로 진행해 일주일에 2회 정기 세션을 진행한다"며 "에셋 매니지먼트팀의 경우 동기 및 선배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2000만원이 넘는 자금을 직접 주식시장에서 운용한다"고 했다.

단국대 투자동아리 IF의 김찬중 회장은 "개인적으로 투자를 하는 방식도 있겠지만 팀을 구성해 동일한 차트를 서로 다른 시야로 접근해 얻은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하기도 한다"며 "틀에 갇혀있는 투자가 아닌 다양한 분야를 접목하고 활용해 공부를 하거나, 졸업한 현직 선배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어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희대 조재익 회장은 "오히려 20대가 뉴스에 더 민감하고 유튜브나 여러 매체를 통한 학습능력이 뛰어나다"며 "단기적인 관점보다 중장기적 기업의 펀더멘털 위주로 학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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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동아리 문 두드리는 대학생들

대학생들은 투자 동아리 활동을 통해 더욱 체계적으로 주식투자에 접근한다. 학교별 투자 동아리는 물론이고 35개 대학 39개 동아리로 구성된 전국대학생투자동아리연합회(UIC) 등이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일례로 UIC는 모의투자 및 실전투자대회, 전국 대학생 리서치 대회, 오픈 세션, 투자강연회 및 금융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이들은 월 1회 정기적으로 총회도 진행한다.

국민대 위진욱 회장은 "교내 활동으로는 경험하기 어려운 유명 연사 강연, CFA 직무콘서트 등의 경우 UIC를 통해 참여하고 있다"며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동아리 활동으로 보다 체계적인 공부와 효율적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주식에 관심있는 대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투자동아리 인기도 덩달아 급상승 중이다.

신은아 SURI 부회장은 "동아리 지원자 중 단기투자를 하다 손실을 보고 제대로 배워 장기적 이익을 얻고싶다고 하는 학생도 있다"며 "이번 신입생 모집에선 역대 최대인 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매학기 지원자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조재익 회장도 "주식 투자에 관심이 없던 친구들이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며 "신입을 모집하면 평균 10명 내외가 지원했는데, 이번 학기엔 30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