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92엔 상향돌파, BOJ발 환율전쟁 위험 고조

1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잇단 일본 경제지표의 부진에 따른 일본은행(BOJ)의 적극적인 부양책이 가시권에 접어들며 달러당 92엔선을 뚫었다. 정오께 91.76~91.79엔을 기록하던 엔달러 환율은 곧 92엔을 넘어섰다. 92엔대 돌파는 2010년 6월 14일 후 처음이다.

엔은 유로 대비로도 강세를 기록, 정오 유로 당 124.87~124.9엔을 기록하다 오후 125엔/유로를 넘어서며 유로대비 14개월 저점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일본의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한 4.2%를 기록하고, 같은 달 가계 지출이 전년 동기대비 0.7% 감소하는 등 추가 부양책 필요성이 높아지며 엔화 가치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애널리스트들은 "모든 지표들이 일본 경제의 지속적인 부진을 예고하는 만큼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많은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며 "매우 공격적인 정책을 지향하는 인물이 차기 BOJ 총재에 인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재생상은 1일 기자들과 만나 아베 총재가 4월부터 임기를 시작할 차기 BOJ 총재 후보를 추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달 BOJ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1%에서 2%로 상향조정, 통화부양책 여지를 확대하는 등 아베 내각의 강력한 부양책 의지에 합류하는 모습을 보였다.

엔은 이번 주에만 달러대비 1.4% 절하됐고, 주간 기준으로는 이번 주까지 12주 연속 달러대비 하락하며 1971년 후 최장기 약세를 나타냈다.

한편 로이터는 엔화 약세 속에 부상한 한국판 토빈세(금융거래세) 도입 논의가 아시아 환율전쟁을 심화시킬 수 있는 첫번째 위험신호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1일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시장 개입이 아직은 잠잠하지만 곧 격화될 수 있다"며 지난달 30일 한국 정부의 토빈세 도입 검토 발언으로 한국 증시에서 외인 매도세가 촉발된 사례를 자세히 소개했다.

금융거래세 도입 논의로 이번 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16개월래 최대를 기록했으며 원화는 달러대비 3개월 저점으로 하락했다.

엔의 급격한 절하로 수출 경쟁력 저하를 우려한 아시아 국가들이 시장개입에 나설 경우 사태가 도미노처럼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는 멈출 줄 모르는 엔 약세와 함께 확산되고 있다.

일본 대외교역의 반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데다, 한국이 시장 개입에 나서면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도 한국의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통화부양책을 공약한 정권이 들어서며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달러대비 12% 하락한 엔은 계속해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ic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