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은행 오전 9시30분 문 연다…영업시간 30분 단축(종합)

금융노사, 영업시간 30분 단축과 임금 3.0% 인상 잠정 합의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 미사용 시간, 연 2일 한도 보상휴가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ATM 부스에서 관계자가 청소를 하고 있다.2026.9.2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전준우 김도엽 기자 = 내년 4월부터 은행 점포가 오전 9시 30분 문을 연다. 금융권 노사가 총액 임금 3.0% 인상과 함께 영업시간을 30분 단축하기로 합의하면서다.

또 은행원들은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을 사용하지 않으면, 연 2일 한도의 보상휴가를 쓸 수 있게 됐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사용자 측은 이날 오전 대대표 교섭을 마친 뒤 이런 내용으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4월 산별중앙교섭 개시 이후 대표단교섭, 대대표교섭, 실무교섭 등 50여 차례에 걸쳐 교섭을 이어왔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내부 공지를 통해 "임금 3.0% 인상을 비롯해 은행 영업시간을 30분 단축하기로 했다"며 "이는 건국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임금은 총액 임금 3.0% 인상을 기준으로 기관별 노사가 상황에 맞게 결정하기로 했다. 사측은 대내외 경제여건과 금융산업 경영환경을 고려해 인상 수준을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고용·사회공헌 분야에서는 약 1만 명 규모의 청년인턴 채용을 확대하고 금융산업공익재단 출연 등을 통해 금융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영업·근무체계는 정부 국정과제인 실노동 시간 단축 취지를 고려하기로 했다. 금융산업의 특성과 금융소비자의 이용 편의를 감안해 현행 주 5일 근무체계 안에서 개선한다.

금융환경과 고객 이용행태 변화를 반영하고, 영업 전 충분한 업무 준비를 통해 고객서비스와 금융소비자보호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취지다. 향후 주 4.5일제 등 근로 시간이 변경되면 영업시간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저출생 대응과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해 기존 근무시간 조정제도는 유지한다. 여기에 주 1시간 이내(1일 최대 30분) 출근 시간을 늦출 수 있는 '일·생활 균형 자율출근제'를 신설한다. 육아휴직 대상 자녀 연령은 초등학교 6학년까지 확대하고 초등 저학년 대상 근무시간 조정제도도 연장한다.

근무여건 분야에서는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을 사용하지 않은 시간을 연 2일 한도의 보상휴가로 쓸 수 있도록 개선했다. 금요일 라스트콜(고객마감제도)도 도입한다.

미스터리 쇼핑은 경영평가에서 제외하고 이를 이유로 한 임직원 제재를 금지하기로 했다. 정년 관련 법령 개정 시 노사 실무 TF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와 적법한 쟁의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 면제 명문화도 합의안에 반영됐다.

금융노조는 4월 첫 교섭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쳤고, 지난달 28일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와 이달 4일 총파업, 21일간의 철야농성을 진행했다.

금융노조는 오는 29일 긴급 지부대표자회의를 열어 잠정합의안 세부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 사측도 "이번 합의는 대내외 경제 여건과 금융산업의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임금인상 수준을 자제했다"며 "고용 확대와 사회공헌, 저출생 대응 및 일·가정 양립 지원 등 금융산업의 사회적 역할 강화에 노사가 뜻을 모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편 국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 지방이전 문제는 이번 합의안에서 제외됐다. 노사 간 이견이 컸던 데다 사측이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조 측은 '본사 이전 등 관련 사전 노사 합의 명문화'를 교섭 때 요구한 바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해당 문제를 멈춘 것은 아니다. 해당 지부 위원장들과 금융노조 모두 계속 대응해야 한다"며 "노사정까지 소통 채널이 열려야 가능한 부분이어서 지속적으로 소통하려 한다"고 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