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22년 만에 네번째 행장…또 '기업금융통' 김경호(종합)
22년간 3명의 행장→4번째 행장 탄생…'장기집권 전통'
소비자금융 철수 후 '기업금융 DNA' 강화…승계 공식 굳어져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한국씨티은행 차기 은행장 후보로 김경호 기업금융그룹장(부행장)이 낙점됐다. 2004년 한국씨티은행 출범 이후 22년 만에 탄생하는 네 번째 행장이다.
하영구 전 행장이 약 10년, 박진회 전 행장과 유명순 현 행장이 각각 6년씩 은행을 이끌면서 22년간 행장이 단 3명에 그쳤던 한국씨티은행이 새로운 리더십을 맞게 됐다.
특히 박 전 행장과 유 행장에 이어 김 후보까지 기업금융그룹장에서 행장으로 직행하면서 한국씨티은행의 '기업금융그룹장→은행장' 승계 공식도 세 차례 연속 이어지게 됐다. 소비자금융 철수 이후 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 한국씨티은행의 색깔이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도 한층 선명해졌다는 평가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김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김 후보는 향후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차기 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은 2004년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통합으로 출범한 이후 하영구·박진회·유명순 등 단 3명의 행장이 22년간 은행을 이끌었다.
초대 행장인 하 전 행장은 한미은행장이던 2001년부터 은행을 이끌었으며 2004년 통합 한국씨티은행 출범 이후에도 행장을 맡아 2014년까지 약 10년간 재임했다.
뒤를 이은 박 전 행장은 2014년 취임해 두 차례 연임하며 2020년까지 6년간 은행을 이끌었다. 당시 3연임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추가 연임에 나서지 않고 물러났다.
2020년 10월에는 유 행장이 한국씨티은행 최초이자 국내 민간은행 최초의 여성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2023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유 행장 역시 다음 달 27일 임기를 마치면 6년간의 임기를 끝낸다. 유 행장 역시 3연임은 나서지 않기로 했다.
결국 통합 한국씨티은행 출범 이후 '10년-6년-6년'으로 이어진 장기 재임 속에 22년 동안 단 3명만 행장 자리를 거쳤다. 김 후보가 최종 선임되면 한국씨티은행의 네 번째 행장이 된다.
김 후보 선임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기업금융그룹장→은행장'이라는 한국씨티은행 특유의 승계 공식이다.
박 전 행장은 2007년부터 기업금융그룹장을 맡다가 2014년 은행장으로 승진했다. 유 행장 역시 기업금융그룹장을 거쳐 2020년 행장에 올랐다.
김 후보까지 현재 기업금융그룹장을 맡고 있어 세 명의 행장이 연속으로 기업금융그룹장에서 최고경영자 자리로 직행하게 됐다.
김 후보는 2001년 씨티은행에 입행한 뒤 대기업금융부장과 금융기업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기업금융그룹장에 올랐다. 25년 동안 대기업과 금융기관 영업을 두루 경험한 정통 기업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임추위 역시 김 후보의 기업금융 전문성을 가장 먼저 평가했다. 기업금융 및 고객관계에 대한 높은 전문성과 검증된 사업 성과뿐 아니라 은행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 국내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기업금융그룹을 총괄하면서 쌓은 전략기획·재무·위험관리 분야의 전문성과 관리 역량, 리스크 및 통제에 대한 높은 이해도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임추위는 "25년 이상 실무 경험을 쌓아왔으며 특히 대기업과 금융기관 영업을 두루 경험한 기업금융 전문가"라며 "이러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국과 세계를 잇는 최고의 금융 파트너'라는 비전 아래 구체적이고 명확한 중장기 전략 목표와 사업 부문별 전략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의 이 같은 CEO 승계 흐름은 2021년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를 결정한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에서 단계적으로 발을 빼는 대신 국내 대기업과 금융회사, 다국적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박 전 행장이 기업금융그룹장에서 행장으로 승진한 것은 소비자금융 철수 결정 이전이지만 유 행장에 이어 김 후보까지 기업금융을 이끌었던 인사가 연속으로 최고경영자에 오르면서 기업금융그룹은 사실상 한국씨티은행의 '행장 산실'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김 후보가 최종 선임되면 2004년 출범 이후 네 번째 행장이자 세 번째 '기업금융그룹장 출신 행장'이 된다. 소비자금융 철수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기업금융으로 옮긴 한국씨티은행이 경영진 승계에서도 '기업금융 DNA'가 부각되고 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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