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장 최종후보 선정 '불발'…또 못 넘은 '4표의 벽'(종합)
신학기 '수협맨'·이형주 '금융관료' 2파전…"추후 회의 재개"
행추위 5명 중 4명 이상 동의해야 확정…중앙회 표심이 관건
- 한병찬 기자,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전준우 기자 = 수협은행 차기 행장 선임이 또다시 '4표의 벽'에 막혔다. 2016년 수협중앙회에서 별도 법인으로 분리된 이후 치러진 역대 행장 인선 4번 가운데 3번이나 재공모를 거쳤던 전례가 이번에도 반복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에는 정부 추천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 위원들의 표까지 갈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 후보를 둘러싼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22일 차기 행장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4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추후 회의를 재개할 예정이지만 재개 일정은 미정이다.
앞서 행추위는 지난 21일 지원자 6명 전원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신학기 현 수협은행장, 정철균·박양수 전 수협은행 부행장 등 내부 출신 3명과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강철승 한국수산정책포럼 대표, 이형승 BNK증권 사외이사 등 외부 출신 3명이 지원했다.
금융권에서는 신 행장과 이 원장의 2파전 구도를 예상했다.
신 행장은 1995년 수협중앙회에 입회한 '정통 수협맨'으로, 리스크관리부장·심사부장·전략기획부장·남부광역본부장 등을 거쳐 2020년 경영전략그룹 수석부행장에 올랐고 2024년 수협은행장에 선임됐다.
지난해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를 통해 Sh수협자산운용을 출범시켰고, 상상인증권 인수도 추진 중이다. 연임에 성공하면 2016년 수협중앙회 신용사업 부문 분리·출범 이후 첫 연임 행장이 된다.
이 원장은 제39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금융산업국장·금융정책국장·상임위원 등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이 원장이 발탁될 경우 금융위 출신 첫 수협은행장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수협은행장 선임은 행추위 5명 중 4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정부·수협 간 '표' 대결을 넘어서야 한다.
행추위는 김병규(재정경제부 추천)·박경철(해양수산부 추천)·임형준(금융위원회 추천) 사외이사와 송광복 부안수협 조합장·정승만 경기수협 조합장(이상 수협중앙회 추천)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어느 한쪽 지지만으로는 후보를 확정할 수 없는 구조다.
'4표 구조'는 과거 수협은행장 인선이 장기화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수협은행이 2016년 수협중앙회 신용사업 부문에서 분리돼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이번까지 5차례 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했는데 2017·2020·2022년 3번이 재공모로 갔고 2024년만 한 번에 끝났다.
2017년 첫 행장 선출 당시에는 정부 측이 지원한 재정경제부 출신 이원태 행장과 수협 측이 지지하는 내부 출신 강명석 은행 상임감사가 2파전을 벌였으나 양측이 팽팽히 맞서며 결국 세 차례 공모 끝에 이 행장도 강 상임감사도 아닌 이동빈 전 우리피앤에스 대표가 행장으로 최종 선임됐다.
2020년에도 행추위는 후보 5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지만 4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후보자를 정하지 못해 재공모를 실시했다. 이후 후보군이 11명으로 확대됐고 김진균 당시 수협은행 수석부행장이 최종 선임됐다.
강신숙 전 행장이 선임된 2022년 역시 재공모를 반복했다. 당시 김진균 행장과 강신숙 수협중앙회 부대표 등이 경쟁했지만 행추위가 최종 후보를 정하지 못하면서 재공모가 진행됐다. 이후 추가 면접을 거쳐 강 부대표가 행장에 올랐다.
신학기 현 행장이 선임된 2024년은 파행이나 재공모 없이 단번에 마무리됐다. 당시 행추위는 '내부 출신 인사'를 최종 후보자로 선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선이 최종 후보 선정 단계에서 다시 멈춰서면서 금융권에서는 또다시 장기 레이스가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행추위는 추후 회의를 재개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추가 논의에서도 후보가 4표 이상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재공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재공모가 이뤄지면 후보자 모집 공고부터 서류 심사, 면접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최종 선임 시점도 상당 기간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공모는 행추위원 5명이 협의해 결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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