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라도 거꾸로 내린 저축銀 예금금리…일부 은행보다 낮네

평균 예금금리 두달새 3.93%→3.73% 뚝

(저축은행 로고 이미지)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오히려 내려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저축은행 평균금리를 웃도는 ‘금리 역전’까지 벌어졌다.

저축은행들이 상반기 수신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금리를 연 4% 이상으로 끌어올렸지만, 최근에는 특판 경쟁에서도 발을 빼는 모습이다. 가계대출 규제로 예금을 받아도 대출로 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높은 이자를 지급해 자금을 끌어올 유인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73%로 집계됐다.

지난 7월 12일 연 3.93%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0.20%포인트(p) 하락했다. 한 달 전인 8월 12일 연 3.78%와 비교해도 0.05%p 낮다.

연 4%대 정기예금 상품도 급감했다. 지난 7월 말 105개에 달했던 1년 만기 연 4%대 상품은 이달 13일 기준 13개로 줄었다. 지난 6월 일부 저축은행이 비대면 정기 예금 금리를 최고 연 4.6%까지 올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연 3.00%까지 끌어올린 것과도 반대되는 흐름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시장금리와 금융회사의 수신금리도 따라 오르지만 저축은행에서는 금리가 역주행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저축은행 평균금리를 이미 넘어섰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등에 따르면 전북은행 ‘JB다이렉트예금통장’은 별도 우대 조건 없이 연 3.76%를 제공한다. BNK부산은행 ‘더 특판 정기예금’은 최고 연 3.77%, 광주은행 ‘굿스타트예금’은 최고 연 3.78%다.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은 최고 연 3.85%, Sh수협은행 ‘Sh첫만남우대예금’과 전북은행 ‘JB 123 정기예금’은 각각 최고 연 3.81%를 제공한다. 제주은행 ‘J정기예금’은 최고 연 3.80%, BNK경남은행 ‘The든든예금’은 최고 연 3.85%다.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기준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배경에는 수신 확보 필요성이 줄어든 점이 있다. 저축은행은 상반기 증시 활황에 따른 자금 이탈과 대규모 예금 만기 도래에 대응해 고금리 특판을 잇달아 내놓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지난 2월 말 97조9365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3월 99조5740억원, 4월 100조660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5월 100조4487억원, 6월 100조3558억원을 기록하며 100조원대를 유지했다. 수신 방어에 어느 정도 성공하면서 추가로 금리를 높여 자금을 끌어모을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더 큰 원인은 조달한 예금을 굴릴 대출 운용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은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로 운용하고 예대금리 차이에서 수익을 낸다. 그러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예금만 추가로 확보하면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주요 수익원인 신용대출 영업이 제한받고 있다. 지난해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차주별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차주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뒤 부족한 자금을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추가로 빌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금융권 전체 신용대출 한도가 차주의 연 소득 이내로 묶이면서 이미 은행에서 한도를 상당 부분 소진한 차주는 저축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통상 대규모 예금 만기가 도래하는 연말·연초가 아니면 예금금리를 높게 유지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대출 영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비용을 부담하며 수신을 무리하게 확대할 유인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