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 늘려도 은행 문턱은 여전…주담대·신용대 모두 감소

이달 들어 5대 은행 가계대출 1조 넘게 감소
'자율 규제' 이어가는 은행권…당국도 모니터링 강화

10일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6.9.10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한병찬 기자 = 정부가 하반기 금융권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0%로 확대했으나 은행권의 대출 문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량 확대에도 대부분의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가계대출 잔액이 6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1조 넘게 감소…총량 확대에도 '자율 규제' 유지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780조 9677억 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1조 1514억 원 감소했다.

8영업일만 집계한 통계로 이달 말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나,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건 지난 3월(-1364억 원)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5대 은행은 8.13 부동산 대책으로 올해 남은 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가 약 60%씩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반기 중 목표치를 이미 초과한 은행도 있어 수요 조절 차원에서 '자율 규제'를 풀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민은행은 주담대 한도를 기존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절반 줄인 자율 규제를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새 목표치가 부여돼도 일반 주담대·신용대 여력은 크지 않은 만큼 '풍선 효과' 방지를 위해 규제를 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까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크게 늘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45조 800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148조 6000억 원까지 무려 2조 8000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1조 원 △신한은행 8000억 원 △우리은행 1조 5000억 원 △하나은행 1조 4000억 원 등도 모두 늘었다.

주담대·신용대 등 모두 감소…당국은 모니터링 강화

세부적으로 보면 주담대, 신용대출, 집단대출, 전세대출(은행 자체 재원) 모두 감소세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620조 7558억 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5172억 원 감소했다. 신용대출은 108조 9970억 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5748억 원 줄었다. 전세대출도 지난달 말 대비 2497억 원 감소했다.

집단대출(이주비·중도금·잔금) 또한 이달 들어 175억 원 소폭 줄었다. 다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에서 제외키로 한 만큼 향후 입주 단지에 적극적인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총량 확대에도 '가계대출 관리 기조'는 유지하기로 재확인한 만큼 하반기에도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향후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자금 수요, 8.13 대책에 따른 집단대출 별도 관리 등 영향으로 주담대 확대 추세가 계속될 수 있는 만큼 면밀히 모니터링 중인 배경이다. 최근 잔액 감소세 역시 금융권 자율관리 조치 등 영향이 큰 만큼 남은 기간 총량 관리 기조를 더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총량 확대에도 집단대출 공급 확대 위주라 일반 주담대 여력은 충분치 않다"라며 "연말까지 자율 규제를 풀 유인이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