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직원 89% "본점 지방 이전 반대"…"가족 없이 혼자 간다" 91%
기은 임직원 2866명 대상 설문조사…"지방 이전, 우수 인력 이탈"
"기업은행 지방 이전 계획, 노동자와 현장의 목소리를 완전히 배제"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IBK기업은행 임직원 10명 중 9명이 정부의 본점 지방 이전 추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가 이전한 본점에서 근무를 희망하지 않았고 가더라도 가족 없이 혼자 간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3일까지 임직원 2866명을 대상으로 '본점 지방 이전에 관한 직원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9%가 정부의 본점 이전 시도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본점 근무자의 반대 비율은 95.5%, 영업점 근무자는 83.5%로 근무지와 무관하게 반대 기류가 뚜렷했다.
반대 이유(복수응답)로는 △가족과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문제(59.4%) △직원 이직 및 우수 인력 이탈(52.5%) △기업은행 위상 및 경쟁력 약화(52.3%) △주거 이전에 따른 경제적 부담(51.9%) 순이었다.
본점이 지방으로 이전될 경우 인력 운용 및 정주 확대에도 차질이 예상됐다.
응답자의 86.2%는 본점 이전 시 '본점 근무를 희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가족과 함께 이사하겠다는 응답은 8.9%에 그쳤고 91.1%는 가족 없이 혼자 이동하겠다고 답했다.
혼자 이동하는 이유로는 △자녀 교육(38.1%) △배우자 직장·맞벌이(34.4%) △가족 및 부모 부양(25.4%) 등을 꼽았다. 노조는 지방 이전이 지역 정주 인구 증가보다는 '기러기 부모'와 '주말부부'를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지방 이전에 따른 위험성 평가(5점 척도)에서는 '우수 인재 확보 어려움'이 평균 4.58점으로 가장 높았고 '우수 직원 이탈'(4.55점), '기업은행 위상 추락'(4.48점)이 뒤를 이었다.
정부의 본점 이전 시도의 문제점을 묻는 말에는 '당사자와 논의 없는 일방적 추진'(36.4%)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금융산업 특성 무시(20.0%) △지역발전 효과의 근거 제시 미비(19.7%) △대선 시 금융노동자와의 합의 파기(12.3%)가 뒤를 이었다.
류장희 기업은행노조 위원장은 "이번 설문조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은행 지방 이전 계획이 노동자와 현장의 목소리를 완전히 배제하고 있음을 증명한다"며 "강제 이전 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객관적인 효과 검증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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