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 집결한 금감원·예보 노조…"지방 이전 즉각 중단하라"

"금융안전의 심장을 떼내려는 지방이전 즉각 중단하라"
대통령실에 회견문 전달…"타 노조와 연대 가능성 부정 않아"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금융감독기관 지방이전 반대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24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이 24일 정부의 금융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에 반발하며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양 기관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 안전의 심장인 예보와 금감원을 금융시장 중심에서 옮기려는 시도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김영헌 예보 노조위원장은 "대한민국 금융 안전의 심장 예보와 금감원의 존재 이유와 기능을 무시한 채 옮기려는 시도를 막아내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금융회사, 중앙은행, 감독기관, 정부 부처, 국회, 예금자와 동시에 접촉하며 분초 단위로 움직여야 하는 예보의 기능은 물리적 현장성과 신뢰 네트워크가 전제돼야 가능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기준 예보가 보호하는 예금은 3322조 원 이 중 은행예금은 2128조 원이며 70% 이상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2022년 이후 금융회사 검사·조사 등을 위한 국내 출장 2만 5497건 중 서울 출장이 1만 853건으로 70.8%에 달한다"고 했다.

이어 "이전에 따른 희생은 청년세대 직원에게 집중돼 결혼·출산 계획이 틀어지고 경력 단절을 감내해야 한다"며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일본 예보, 영국 금융서비스보상제도(FSCS) 등 세계 어느 나라도 예보 기구를 금융시장 중심에서 옮긴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상우 금감원 노조 위원장은 "금감원의 역할은 단순한 금융사고 수습에 그치지 않고 금융회사 내부통제 취약점을 사전에 포착해 개선하고 규제를 정비하는 것"이라며 "국토균형발전의 중요성만큼 이를 어떻게 접근할지 이해관계자 간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융산업이 후퇴하고 금융 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것이 불 보듯 뻔한 금감원의 지방 이전 논의를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며 "쉽게 타협하거나 양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예보 실무 직원의 익명 사연도 낭독됐다. 해당 직원은 "저출생 극복을 외치는 나라에서 지방 이전으로 아이를 낳을 용기를 잃었다"며 "지방 이전이 현실화하면 연고 없는 타지에서 임신과 육아를 감당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양 노조는 이어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예보·금감원을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 대상에서 제외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 △이전이 국가 경제에 미칠 비용과 편익을 분석해 투명하게 공개할 것 △청년 직원 등 특정 세대에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 수립을 중단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회견문은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실에 전달됐다.

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양 기관 노조는 다른 금융 공공기관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내달 4일 금융노조의 총파업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연대 요청이 오면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검사·감독 기능은 서울에 잔류하고 일부 인원만 지방으로 이전하는 절충안이 나올 경우에 대해서도 김상우 위원장은 "양보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금융감독기관 지방이전 반대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24 ⓒ 뉴스1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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