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2%의 유혹…돌아온 '혼합형 금리 폭탄'[금리인상 후폭풍]①

5년 전 영끌 이자 상환 부담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이자 상환 부담 확대에 연체율 급증…집값 부담도 커졌다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7.12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이 불었던 2021년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에게 '5년 만기의 청구서'가 날아들고 있다.

당시 연 2%대 고정금리로 가입한 혼합형·주기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올해부터 잇달아 금리 재산정 시점을 맞으면서 이자 부담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차주들의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은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 확대…금리 인상 기조 이어나갈 것"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한은이 긴축모드에 돌입한 건 지난 2023년 1월(3.50%→3.75%)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주목할 점은 한은이 '인상 사이클'을 구체화한 점이다. 지난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선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면, 이번 결정문에선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 인상을 예고한 점이다.

연내 한차례 추가 인상이 예고되는 상황 속 현재 대출 희망자뿐만 아니라 과거 대출을 받은 차주 역시 금리 부담 사정권에 들어오게 됐다.

당장 '영끌 열풍'이 불었던 2021년 당시 2%대의 금리로 5년 주기·혼합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았던 차주가 5년 만에 금리 재산정 시점을 맞으며 대출 금리가 2배 가까이 급등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혼합형은 대출 초기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후 1년 혹은 6개월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구조고, 주기형은 5년마다 금리를 재산정하는 구조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예금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금리는 2.83% 수준이다.

반면 지난 16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주기형 금리는 4.77~7.34% 수준이며, 6개월 변동형 금리는 4.14~6.38% 수준으로 2배에 가깝다.

주담대는 통상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무료로 전환돼 저렴한 금리가 있다면 갈아타기를 할 수 있지만,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여의찮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7월 예금은행 고정형·변동형 대출금리는 각각 3.48%, 4.12%로 3년 전 대비 높다. 2021년 7월 이후 2.83% 아래로 내려간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기에, 중도상환 후 갈아타지 못한 차주의 금리가 급등할 수 있는 배경이다.

대출 상환 부담 늘어나니…주담대 연체율도 뛰었다

차주 부담이 커지자 연체율은 급증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주담대 연체율은 0.11%지만 올해 1분기(1~3월)는 0.32~0.36%에 달한다. 0.36%의 경우 지난 2019년 12월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주담대 금리 상승에 상환 부담이 연체율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경매로 넘어간 주택 수도 늘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임의경매에 따라 매각 소유권 이전 등기가 신청된 건수는 1633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82건 대비 51건 늘었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뒤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갚지 못할 때 금융기관 신청으로 재판 없이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처분한 돈으로 빚을 갚는 형태다.

내 집 마련 부담 코로나19 이후 최대…하반기 더 힘들어진다

집값 부담은 코로나19 이후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K-HAI) 179.3으로 전 분기(165.1) 대비 14.2p 상승했다. 코로나19 시기인 지난 2022년 말(198.6)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 가격의 주택을 사는 경우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로 숫자가 클수록 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수 100은 소득 약 25%를 주택구입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한다는 뜻으로 통상 주택구입부담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득을 통해 대출을 상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179.3의 의미는 적정부담액(소득의 25.7%)의 약 179.3%를 주택 구입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부담한다는 뜻이다. 대입해 보면 주담대 원리금은 소득의 무려 '46.1%'로, 연봉의 절반 가까이 주담대 원리금 갚는 데 쓰는 것이다.

은행권이 강화된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한도 축소, 금리 인상, 모집인대출 중단, 모기지보험(MCI·MCG) 중단 등 다양한 자율 규제를 이미 실시 중인 만큼 주택구입부담지수는 하반기로 갈수록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