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에 사내대출 올해 26% 급증…삼전 '5억 주담대' 어쩌나
올해 1~4월 대출 보증액 6025억…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
사내대출 규제 '사각지대'로…금융위 "직접 규제는 명분 부족"
- 한병찬 기자,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김도엽 기자 =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 강도를 높이면서 은행 대출 대신 사내대출을 활용해 주택 자금을 마련하려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금융권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점이 수요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상승 전환되고 있는데다, 사내대출을 활용한 주택담보대출이 대출 규제 우회로로 작용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5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SGI서울보증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민간기업 사내대출에 SGI서울보증이 보증을 제공한 금액은 총 60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773억 원 대비 26.3% 늘어난 수치다.
주택 자금 목적 보증액은 4484억 원, 생활자금 목적은 1541억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 관련 보증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9.1% 늘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사내대출의 80~90% 수준에 대해 보증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대출 실행액은 집계 금액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서 사내대출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낮추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공급 규모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이 취급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70% 수준으로 제한했다.
이에 반해 사내대출은 DSR이나 총량 규제 등을 적용받지 않는데, 대기업은 높은 한도의 주택담보대출을 복지 차원에서 늘리는 추세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는 주택 구입 시 사내대출 한도를 최대 5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지원 대상은 무주택자이거나 현재 보유한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의 1주택자로 금리는 연 1.5%다.
현재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가 4~5%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혜택이다. 삼성전자 내부 재원을 활용하는 구조인 만큼 DSR과 LTV(담보인정비율) 등 금융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곧 임금협상 시즌에 돌입하는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주택 구입 자금 최대 5억 원 등 사내 주택대출 제도를 도입해달라는 요구가 나온다.
높은 성과급에 이어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사내대출 복지가 늘어남에 따라 이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사내대출이 기업복지 차원에서 운영되는 정책인 만큼 직접 규제하긴 어렵지만, 선순위 근저당을 110~120%로 설정하도록 유도해 집값 상승으로 부추기지 않도록 완충 장치를 뒀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직원이 시세 10억 원의 아파트를 구입할 때 은행 주담대를 받으면 LTV 40%가 적용돼 6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사내 대출 5억 원 지원을 받으면 이미 6억 원의 선순위 근저당이 설정돼 은행 주담대를 추가로 받을 수 없게 된다.
다만 사내대출을 금융기관에 적용하는 DSR, 총량 규제 등과 동일 선상에서 규제하는 방안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규제의 본래 취지가 금융기관이 업으로서 취급하는 대출의 건전성을 관리하고 차주의 상환 능력을 검증하는 데 있는 만큼 기업 복지 차원에서 운영되는 사내대출을 같은 선상에 놓고 규제하기는 명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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