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만 아니었다…국민은행 2조 장기채권 담긴 '케이비스타' 도마 위

국민은행 연체채권 넘겨받은 '케이비스타' 새도약기금 매각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 겸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5.12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20년 넘은 장기연체채권 추심 실태를 "원시적 약탈금융"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이후 금융당국이 전수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상록수 이외에 국민은행의 10년 이상 초장기 연체 개인신용대출 채권을 보유한 '케이비스타'도 새도약기금으로 채권을 넘기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한국신용정보원과 함께 7년 이상 장기 연체된 개인채권을 유동화회사 형태로 보유한 사례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장기 추심의 사각지대를 점검하고 유사 사례를 파악하기 위한 차원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동화회사는 등록 의무가 있고, 신용정보원도 채권 매각 때 등록 정보가 있어 이를 단서로 전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민원 정보도 최대한 활용해 현황을 파악해 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캠코에 따르면 현재 또 다른 민간 배드뱅크인 케이비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초장기 연체채권을 새도약기금으로 매각하도록 케이비스타 출자자들과 청산을 논의 중이다.

케이비스타는 2020년 설립한 민간 배드뱅크로, 국민은행의 초장기 개인신용 연체채권을 넘겨받은 자산 유동화 회사이다. 2020년 국민은행의 양도 당시 기준 대출자(차주)는 4만여 명, 대출액은 8628억 원이었는데 대출액과 미수 이자를 합한 총채권액은 2조 원대로 이 중 일부는 상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은행 대출채권이지만 국민은행의 지분은 1%에 불과하지만 대부업체들이 주요 출자자로, 동의를 거쳐 연체채권을 캠코의 새도약기금으로 매각할 예정이다.

캠코 관계자는 "케이비스타의 경우 연체채권 매각 의사를 갖고 새도약기금과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케이비스타가 보유한 채권에 대해 원금의 최대 90%까지 적극적인 채무 감면을 실시하는 등 차주들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올해 초부터 새도약기금 협약기관 가입 및 매각을 협의해 왔으며, 6월 말까지 새도약기금과 협약 후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상록수 사태는 이 대통령의 공개 질타로 촉발됐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장기 채권이 정부의 새도약기금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 제기와 관련해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고 적었다.

같은 날 오전 국무회의에서도 "카드대란 때 카드회사 등 금융기관들은 정부 세금으로 도움을 받았는데 국민들의 연체채권을 아직도 악착같이 추심하고 있다"며 "죽을 때까지 10배, 20배 이자가 늘어서 집안에 콩나물 한 개라도 팔아서 다 갚아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금융위는 국무회의 직후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상록수의 주주사 전원을 정부서울청사로 긴급 소집해 보유 장기연체채권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상록수가 보유한 새도약기금 대상 채권(5000만 원 이하, 7년 이상 연체)을 최단시일 내 새도약기금에 일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상록수의 청산으로 약 11만 명(채권액 8450억 원)의 장기연체채무자가 장기 추심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될 전망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오후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신속하게 움직였지만, 23년을 견뎌내신 분들께는 너무 늦었다"며 "앞으로 포용금융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