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 은행이 배상"…보상 한도·면책 규정 둔다
금융위 "보이스피싱, 개인 주의만으론 한계"…'무과실 배상' 추진
국제사회도 초국경 사기범죄 민간 협력 강화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 시 금융회사가 이를 일부 혹은 전액 배상하는 무과실 책임 제도 입법화를 추진한다. 보상 한도와 면책 규정, 허위 신고 방지 장치 등을 마련해 법안에 반영할 방침이다.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금융범죄예방을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한 '무과실 배상책임 제도' 관련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태훈 금융위원회 금융안전과장은 "과거에는 사람들이 각자의 주의만으로 범죄를 상당 부분 피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개인의 주의만으로는 사전에 예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충분한 능력을 갖춘 금융회사들이 일정한 책임과 부담을 지도록 해 지속적이고 강한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유인 구조를 만드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배상책임이 금융회사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상 한도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효성 있는 구제 방안과 수용 가능성을 감안해 요건, 한도, 절차 등에 관한 세부 방안들을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잘못된 배상 등에 대해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수사기관에서 정보 제공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도 같이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ASAP 및 가상자산 보이스피싱 관련 법안은 통과돼 시행을 앞두고 있고 무과실 책임제는 입장을 정리해 빠른 시일 내에 입법화 하려 한다"며 "민간과 공공 분야가 융합해 밀도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도 이날 축사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 인원 연간 2만3000명, 규모는 1조 2000억 원 수준에 이르러 실생활에 큰 위협이 되는 사회악"이라며 "금융회사는 금융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IT 시스템을 완비하는 등 안전한 거래 환경을 구축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신 사무처장은 "소비자가 입는 보이스피싱 피해 손실에 대해 금융회사도 일정 부분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무과실 책임 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며 "금융회사가 정당한 방지 노력을 하는 경우 면책 규정을 두고 허위 신고 방지를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합리적으로 제도를 갖춰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제기구 및 외국 정부 기관도 참여해 각국의 금융사기 범죄 상황 및 민관 협력 사례를 공유했다.
에브린 팡 영국 내무부 선임 정책보좌관은 최근 2026 국제 사기범죄 예방 정상회의를 통해 글로벌 공공기관 및 기업들이 초국경 사기범죄 방지를 위해 협력에 동의한 성과를 소개했다.
팡 보좌관은 "파이브아이즈 국가들부터 한국, 일본, 구글, 메타, 아마존, 국제은행연맹 등이 협력을 지지했다"며 "이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서로의 강점과 차이점을 인식하고 이를 활용해 강력한 사기범죄 대응 구축에 동의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글렌 프리차드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사이버범죄국 책임자는 "최근 사이버 범죄는 서비스 형태로 상품화되며 기술적 지식이나 큰 센터를 갖지 않고도 적은 비용으로 전 세계 어디서든 활동할 수 있다"며 "사이버 범죄의 아웃소싱은 탐지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사 사법기관이나 검찰, 경찰만이 아닌 민간 분야와 함께 협력해 대화를 나누고 해결책을 개발한다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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