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30원 뚫은 날 은행 '큰손' 어디로…증시·환율 변동성에 '관망세'

전쟁 초기 저가 매수세도 잠잠…'잠정 종전일' 9일까지 매수 유보할 듯
환율 급등에도 환차익 NO…'안전자산' 달러 인기 계속

중동 긴장 고조가 이어지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4.84포인트(4.26%) 내린 5252.46으로, 코스닥 지수는 54.66포인트(4.94%) 하락한 1052.39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3시30분 주간종가 대비 14.4원 오른 1530.1원을 기록했다. 2026.3.31 ⓒ 뉴스1 임지훈 인턴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중동 사태에 환율이 1530원을 돌파하고 코스피가 5% 가까이 떨어진 지난달 31일 고액자산가들은 저가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관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을 선언할 수 있는 이번 주까지 유동성을 확보하며 향후 불확실성이 걷힐 시점을 기다린다는 분위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 PB센터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으로 국내 외환 시장과 증시가 큰 폭 변동성을 기록하는 사이 고액 자산가 고객들은 신규 투자 대신 관망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지영 KB GOLD&WISE 더 퍼스트 압구정센터 부센터장은 "초기에는 주가가 하락하면 추가 매수를 노리기도 했는데, 전쟁 이후 하락세가 한 달가량 이어지면서 고객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태"라며 "투자 자산을 빼지는 않되 규모를 더 늘리지도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하진 CLUB 1 한남PB센터 부장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ETF 등 분할 매수 수요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관망으로 돌아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최근 국내 증시는 큰 폭 변동성을 보여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31일 코스피는 전일 종가대비 224.70(4.26%) 하락한 5052.60을 기록하며 5000선을 위협했는데,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월 2일(4949.67) 이후 최저치다.

이후 이날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을 시사하면서 다시 400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대비 8.44% 뛴 5478.70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전황에 따라 불확실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고액자산가들은 시장 방향성이 확인될 때까지 지켜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을 선언할 수 있는 이번주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부장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유동성을 갖고 있는 경우가 좀 더 있다"며 "현금을 좀 보유하고 있다가 다시 상승 국면이 올 때쯤 다시 추가로 운용하려는 고객들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 이 기한 안에 어떤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될지, 빠르게 상황이 일단락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다음 한 주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31일 달러·원 환율은 1530원대를 돌파하며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향후 전황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에 은행 큰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를 보유하려는 경향 또한 포착됐다.

최근 환율이 급등하며 기존 달러를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환차익을 노릴 수 있지만, 앞으로의 전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해 안전자산인 달러를 보유하며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부센터장은 "고객들은 변동성 국면에서 달러만한 안전자산은 없다고 느끼는 편인 것 같다"며 "현재 당장 환차익 때문에 매도하지는 않고, 되려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은 더 지키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우리가 이란을 떠나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아주 곧(‌very soon) 떠날 것"이라고 언급하며 종전 기대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우리는 일을 마무리할 것이다. 아마도 2주 내에, 혹은 그보다 며칠 더 걸릴 수 있다"며 2~3주 안에 군사작전이 종료될 수 있다고 밝혔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