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고금리 악재에 셈범 복잡해진 정부…추가 규제 변수되나

[중동發 금리쇼크]④ 李 대통령, 부동산 안정화 '금융' 역할 강조
다주택자 규제 임박…중동 사태에 시장금리 급등 '악재'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상황 관련 금융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3.30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중동 사태로 촉발된 시장금리 급등으로,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부동산 대책도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가계부채 관리 방안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이 주문한 다주택자 대출 규제를 준비 중이다.

이 대통령은 설 연휴 직전인 2월 13일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 계정에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할까요"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다주택자와 주택임대사업자의 대출 연장 관행에 문제를 제기했고, "비정상의 정상화에 따른 위험과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거듭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 부동산은 투기, 투자의 대상이 돼버렸는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게 금융"이라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의 '금융'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반영해 다주택 임대사업자의 대출 연장을 원천 차단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6.27 및 9.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 지역 내 임대사업자의 담보인정비율(LTV)을 0%로 적용해 사실상 대출 자체를 막아놨는데, 규제 이전에 대출받은 차주들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상 임대사업자 대출은 3~5년 만기 후 1년 단위로 연장되는데 신용등급, 담보물 적정성 등만 확인한 뒤 관행적으로 연장돼 왔다.

이에 이미 내준 임대사업자 대출 또한 만기 연장 시 '신규 대출'에 준하는 수준으로 심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울 등 수도권 규제 지역에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아파트(일시 만기 상환 기준)는 1만 2000가구, 2금융권을 포함하면 1만 50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연내 만기가 끝나는 물량은 1만 가구가량인데, 세입자가 거주 중인 경우 유예하더라도 최대 2년 안에는 다주택을 처분해야 해 순차적으로 매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가계부채 총량 규제와 중동발 고금리 악재가 겹치며 급매가 나와도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끼고 '내 집 마련'을 장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동 사태 여파로 시장금리가 급등하면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7%대로 치솟았다. 인플레이션과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기준금리 상승 가능성도 있어 연말로 갈수록 차주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이에 중동발 고금리 악재가 금융당국의 향후 대책에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계부채의 구조적 체질 개선과 금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30년 초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활성화 방안 또한 뒤로 밀린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중동발(發) 위기 확산에 대응해 전 금융권을 아우르는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한 상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30일 중동 상황 관련 금융 부문 비상대응체계 가동을 위한 금융권 간담회에서 "중동 전쟁이 4주 넘게 지속되면서 금융시장뿐 아니라 민생과 실물경제 전반에 복합적인 충격이 확대될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범정부 비상 경제 대응체계를 가동한 만큼 금융권도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 빈틈없는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