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나오면 뭐하나"…대출 문턱에 실수요자 '한숨'[중동發 금리쇼크]③
서울 주담대 한도 최대 6억…더 높아지는 대출 문턱
다주택자 급매 '골든타임'인데 정작 실수요자는 '그림의 떡'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를 압박해 매물 유도에 나섰지만, 정작 실수요자들은 현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에 중동 전쟁에 따른 금리급등이라는 '이중고'에 막혀있는 신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6·27 대책과 9·7 대책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최대 6억 원에 그친다. 15억 원이 넘는 아파트는 4억 원, 25억 원이 넘으면 2억 원까지 밖에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사실상 '현금 부자'가 아니면 진입이 어렵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까지 더해진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가 지난해(1.8%)보다 낮게 설정돼 은행권의 대출 심사는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GDP 증가율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대출을 관리할 가능성이 높다"며 강도 높은 규제를 시사했다.
금리 부담도 위험 수위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상단 기준 연 7.010%를 기록하며 3년 5개월 만에 7% 선을 돌파했다. 특히 4월부터는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 상향으로 인해 대출 금리가 0.17~0.20%p 추가 상승할 요인까지 생겼다. 오는 7월 가산금리 산정 체계 개편 전까지 약 석 달간의 '법적 공백' 기간 동안 실수요자가 고금리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전에 다주택자 급매가 나오는 '골든타임'인데, 실수요자는 총량 규제와 초고금리가 맞물리며 내 집 마련 기회를 잡는데 어려워하고 있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을 비롯한 연이은 다주택자 압박 메시지로 서울 아파트 매물이 크게 늘었다. 반면 급매 거래는 주춤하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을 밝히기 직전인 1월 22일 5만 6216건에서 31일 기준 7만 7177건으로 37.3% 증가했다.
반면 거래는 급감했다. 서울부동산거래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6월 1만 1269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등락을 반복하다 이날 기준 2682건으로 줄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앞두고 다주택자 급매가 나오고 있는데, 실수요자는 정작 대출 문턱에 막혀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며 "실수요자가 모기지를 활용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길을 좀 더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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