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계대출 총량 더 조인다…이번 주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1.8%보다 더 낮게…상호금융 총량 규제 실시
주담대 별도 총량 목표치도 부여…다주택자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도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2025.9.7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김도엽 기자 = 금융당국이 올해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조이는 '초강도 관리'에 나선다. 주택담보대출에는 별도의 총량 목표치를 부과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다주택자·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제한'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2월 말 발표가 예상됐지만 다주택자 및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강화 방안을 포함한 추가 조정이 이뤄지면서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

금융당국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 1.8%보다 더 낮게 설정해 한층 더 강하게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을 지난해보다 낮춰서 더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에서 보통 여신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2분의 1을 관리했다면 그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관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명목 GDP 증가율이 4%라면, 절반인 2% 미만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의미다.

특히 일부 상호금융사에 대해선 강력한 총량 규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일례로 단위 농협의 경우 올해(1~2월 기준)에만 가계대출이 3조 2000억 원이 늘었다. 지난해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이 3조 600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급증한 수치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지난해 가계대출이 5조 3000억 원이 늘었으나, 올해 들어 두 달 만에 1조 8000억 원 늘기도 했다.

새마을금고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목표치 대비 지난해 '4배' 초과한 것으로, 새해 들어서도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기존 대출 상환 범위 내에서만 신규 취급을 허용토록 해 올해 가계대출을 순증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와 별도로 주담대 별도 총량 목표치도 함께 부여한다. 주담대에 대한 위험가중치(RWA)에 대한 상향 방안도 담긴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업무보고에서 "주담대 RWA를 추가로 25%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주문한 다주택 임대사업자 대출에 대한 개선 방안도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다주택자 임대사업자로 규제 대상을 한정하고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의 대출 만기 연장 중단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는 이번 발표에서 제외한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은행권의 영업 전략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계대출이 사실상 묶이면서 여신 여력을 모험자본 공급 등 '생산적 금융'으로 돌려야 하는 압박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물린 조치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이던 가계대출이 위축되면서 관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험 자본 공급이 리스크가 있음에도 은행이 뛰어드는 방향을 요구하고 있다"며 "은행업권의 기본적인 결이랑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차주 입장에서도 체감 변화는 클 것으로 보인다. 은행 간 경쟁에 따른 금리 하락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하하려면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을 수반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며 대출 조이기에 나선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금리를 낮출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보수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기업 대출 위주의 영업이 중요해지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