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분쟁, 금융사 소송 못한다"…당국 '편면적 구속력' 속도

금융당국, '소액분쟁사건 소송금지' 개정안 업계 의견 취합 나서
금융위 편면적 구속력 TF 가동…업계 "강제 배상 제도" 반발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2025.9.8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금융당국이 2000만원 이하 금융 분쟁에서 금융회사의 소송을 사실상 차단하는 제도 도입에 본격 착수했다. 금융소비자가 분쟁조정안을 수락하면 금융사는 이를 거부하거나 소송으로 맞설 수 없도록 하는 이른바 '편면적 구속력' 제도다.

금융권에서는 "전체 분쟁의 3분의2에 적용될 수 있는 사실상의 강제 배상 제도"라며 반발이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카드·캐피탈·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에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 관련 의견 제출을 요구했다. 개정안에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결정에 편면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핵심은 2000만원 이하 소액 금융분쟁이다. 소비자가 분조위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금융사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조정안이 확정된다. 금융사는 이를 거부하거나 소송으로 다툴 수 없다.

현재는 금융사와 소비자 가운데 한쪽이라도 조정안을 거부하면 분쟁조정이 종료되고, 결국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금융당국은 소비자와 금융회사 간 정보력·자본력 격차로 인해 소송 과정에서 소비자가 불리하다는 점을 제도 도입 이유로 들고 있다.

이 제도는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금융 공약 중 하나다. 금융위는 금융권·학계·법조계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세부 설계를 논의하고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헌법상 재판청구권 침해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가 수락하면 금융사는 사실상 무조건 돈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라며 "전체 분쟁의 대부분이 2000만원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사의 방어권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권 전체 분쟁 가운데 2000만원 이하 분쟁건수 비중은 약 66.8%에 달한다. 제도가 도입될 경우 금융분쟁 구조 자체가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에서도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위 역시 △적용 금액 범위 △금융사의 이의제기 허용 사유 △분쟁조정 절차상 하자 등 예외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분조위 구성 방식까지 바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국회에는 분조위원을 소비자 분야 전문가로만 구성하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두 제도가 결합될 경우, 소비자 친화적 판정이 구조적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