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천피 시대'에도 깊어진 그늘…'2030 신용불량자' 5년새 6만명 급증
2030 채무불이행 27만명…대학생·군장병 채무조정액 63% 증가
자산시장 호황 속 청년 부채 악화…"취업난 등 구조적 문제 작용"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증시가 초호황을 기록, 코스피 6000시대가 열리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청년층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20·30세대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가 5년 새 6만 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자산시장 호황과 체감경기 사이의 간극이 선명해지고 있다.
28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신용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원금이나 이자 등 빚을 갚기로 한 날로부터 90일 이상 상환하지 못한 금융 채무 불이행자 수는 93만 5801명이다.
20·30세대 금융채무불이행자는 2021년 21만 4084명에서 2025년 27만 3215명으로 증가했다. 5년 사이 27.6%(5만 9131명)가 늘어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2021년(21만 4084명) △2022년(21만 3812명) △2023년(24만 5634명) △2024년(26만 3808명) △2025년(27만 3215명)이었다.
특히 사회 초년생 계층인 20대의 신용 부실 속도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과 군 장병의 채무 조정액은 2025년 166억 9000만 원이었다. 지난 2021년 102억 1000만 원보다 63% 급증한 수치다.
금액뿐만 아니라 인원 또한 증가 중이다. 채무 조정(신속채무조정·사전채무조정·개인워크아웃)을 확정받은 대학생과 군 장병의 수는 △2021년(485명) △2022년(549명) △2023년(706명) △2024년(672명) △2025년(710명)으로 전반적인 증가 흐름을 보였다. 청년층이 본격적인 소득 기반을 갖추기 전부터 채무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 상승 국면에서 나타난 '포모(FOMO·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두려움)' 심리가 청년층의 과도한 차입 투자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투자에 나섰다가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사이버도박, 고위험 파생상품 투자 등도 채무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신용 악화를 단순히 '무리한 투자'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청년 실업 문제, 높은 주거비 부담 등 사회 구조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세대인 이들에게 '모바일 이용'이 일상인 구조적 문제도 있다. 가치관이 형성돼 성인이 되기 이전부터 사이버도박, 온라인대출, 고위험투자 등 생활 속에 손쉽게 노출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단순 물욕 때문에 청년 신용불량자가 증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청년 취업난이 워낙 심각하다 보니 도시 생활에서의 소비를 감당 못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필수 생활비는 늘어나며 청년들이 내몰리고 있다"며 "주식시장 활황 속에서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도 혜택을 보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코스피 6000 시대는 분명히 상징적인 이정표지만 모든 세대의 자산 증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자산시장 호황과 청년 부채 급증이라는 역설을 어떻게 해소할지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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